전기차 큰손으로 떠오르는 식음료업계

by전재욱 기자
2021.06.14 05:30:00

롯데푸드, 롯데제과 영업 및 업무 전기차 도입
ESG 경영 일환이라 업계 동참 이어질 듯
KT&G, 대한통운 대어로 꼽히며 러브콜 쇄도 전망
속도 붙을지 두고봐야…"수요보다 공급 뒷받침 중요"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영업용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물결이 일면서 식음료·유통업계가 전기차 시장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제과가 도입한 영업용 전기차.(사진=회사)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달 롯데푸드에 이어 이달 롯데제과의 영업 및 업무 차량을 전기차량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롯데푸드는 이달까지 쉐보레 볼트 380대를 영업사원에게 지급하기로 하고 전기차 충전 시설 90대를 전국 11개 지점에 설치했다. 롯데제과는 냉동 탑차 350대는 2025년까지 업무용 승용차 217대는 내년까지 전부 전기차로 교체할 계획이다. 충전소 확충 작업도 한창 이뤄지고 있다. 연간 온실가스 절감 기대치는 롯데푸드 2000t, 롯데제과 1000t이다.

롯데푸드는 전량을 롯데제과는 업무용 승용차 일부를 렌탈로 운용한다. 두 회사와 렌탈 계약을 맺은 롯데렌탈은 수요를 맞추고자 전기차를 신규로 대거 확보한 상태다. 롯데렌탈은 올해 4000대를 더해 전기차 1만 2000대를 굴린다.

두 회사의 잰걸음은 식품 업계에서 선구적이라서 평가가 뒤따른다. 이를 마중물 삼아서 전기차로 전환이 잰걸음을 할 전망이다. 내연기관 차량과 결별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흐름에서 나온 것이라서 일시적이지 않고 추세를 띨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결정에는 대규모 자금 동원이 뒤따르기 때문에 이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큰손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제과는 2025년까지 전기차로 전환에 약 300억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식품 제조 산업 특성상 소규모 차량이 대거 이용되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현재 상용 차량은 1t 이하 시장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식품업계가 소매 물류와 영업에 필요한 차량이 이 정도 급이라서 당장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큰손으로 꼽힌다.

KT&G가 최대어로 평가받는다. 이 회사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나온 생산설비 현황을 보면, 담배 생산과 운반을 위해 자가로 보유한 차량 257대가 잠정 교체 대상일 수 있다. 화장품 부분 사업에 쓰이는 차량의 총 평가액은 800억원에 이른다.

CJ제일제당 자회사 CJ대한통운도 뒤를 잇는다. CJ대한통운은 2030년까지 회사가 보유한 차량 1600대 전부를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재 차량운반구의 평가액은 772억원이다. CJ제일제당이 차량 리스에 쓰는 비용(연결기준) 64억원도 전기차 업체가 노리는 잠정 대상이다. 이밖에 차량의 가치 평가액이 상당한 회사는 아워홈 93억원, 농심 45억원 등이 꼽힌다.

다만 전기차로의 전환이 얼마나 속도를 낼지는 미지수다. 대규모 물류에 필요한 대형 화물 트럭은 전기차로 개발이 더딘 상황이기도 하다. 전기차 충전소를 확충하는 것도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워 차근히 단계를 밟는 데에 시간이 필요하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전기차 전환은 수요보다 공급이 뒷받침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며 “화물차는 1t 탑차 이외에는 상용화한 전기차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한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