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변죽” 文대통령, 결전지 조지아 방문…바이든과 스킨십 강화

by김영환 기자
2021.05.20 06:00:00

바이든 초청으로 첫 한미 정상회담 일정 소화
바이든과 정치적 대립 빚은 트럼프 평가절하며 바이든에 어필
SK이노베이션이 26억달러 투자하는 조지아주 방문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성남(경기)=공동취재단]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일정 중 가장 주목할 만한 행보는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현지 공장 방문 추진 일정이다. 물론 이번 방미는 그간 강조해오던 한미동맹 및 공조 강화를 대면 정상회담을 통해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과의 ‘스킨십 강화’라는 목적도 엿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한미 정상회담 참석차 출국하기 위해 전용기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오는 21일(미국 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 나서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확인하고, 대북 정책 등 양국 간 핵심 현안에 대해 심도있는 전략적 소통과 공조의 계기를 삼을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시대’를 지나 ‘바이든 시대’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한미 관계를 설정하고 북미 관계를 유도해야 하는 과제가 생긴 것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평가로 바이든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 “변죽만 울렸을 뿐, 완전한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 절하했다.

트럼프 정부 북미 외교를 실패로 규정함으로써 바이든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새로운 관계에 대해서는 성공의 공간을 마련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구원 관계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낮추면서 동시에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의 진전에 역사적인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이 같은 정치적 메시지는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 마지막 일정에서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애틀란타로 이동해 SK이노베이션이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을 찾는다. 애틀란타가 있는 조지아주는 지난 미국 대선전에서 큰 반향을 이끌었던 곳이다. 공화당의 전통적 텃밭인 곳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역전을 거두면서 미 대선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이 곳에 SK이노베이션이 26억 달러(약 3조원)를 투자해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나선다. 조지아주에서는 역대 최대 외국인 투자로 바이든 대통령의 치적으로도 평가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SK이노베이션 공장 시찰에 나서 한미 간 협력을 강조한다면 미국 민주당으로서는 선거 지형을 바꿀 수도 있는 발판을 확보하는 셈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미 의회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접견, 워싱턴 한국전쟁기념공원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벽 착공식 참석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와 접촉면을 넓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