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부동산 결산]④저금리에 들뜬 오피스텔…양극화 시작?
by김성훈 기자
2016.12.29 05:30:00
| △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들어선 한 오피스텔 전경. [사진=김성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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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올해는 집을 빌려주고 월세를 받는 수익형 부동산시장에 대한 관심이 이어진 한 해였다. 지난해 3월 사상 첫 1%대(1.75%) 금리 시대가 열린 데 이어 올 6월 금리가 1.25%까지 떨어지자 은행에 잠들어 있던 시중 자금이 주택시장에 몰린 영향이다. 가장 대중화된 수익형 부동산으로 꼽히는 오피스텔에 대한 인기가 치솟은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비교적 소자본으로 투자할 수 있는데다 매달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서다.
시장에 나오기 무섭게 내놓는 오피스텔마다 완판되자 건설사들은 분양을 서둘렀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전국에 분양한 오피스텔 물량은 13만 354가구에 이른다. 연평균 6만 5177가구 규모로 지난 2010~2014년 연평균 오피스텔 분양 물량(3만 5890가구)과 견줘 두 배에 버금가는 물량을 쏟아냈다.
| △ 전국 오피스텔 연도별 입주·분양물량 [자료=부동산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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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의 바람과 달리 오피스텔 수익률은 내림세로 돌아선 지 오래다. 올 3분기(7~9월)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전분기(5.62%)보다 0.05%포인트 내린 5.57%를 기록했다. 2011년 3분기 6.04%였던 임대수익률은 최근 5년간 단 한 번의 반등 없이 하락해 5%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서울지역 오피스텔로 범위를 좁히면 임대수익률은 5.22%까지 떨어진다. 같은 기간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전분기 대비 0.22% 뛰며 지난해 1분기 이후 7분기 연속 오름세를 그렸다. 투자금액과 수익률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지 1년 9개월 차에 접어든 것이다. 올 4분기(10~12월)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꺼번에 오피스텔 물량이 쏟아진 서울·수도권 신도시 일부 지역은 전·월셋값 하락과 함께 임대 수익률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기도 했다. 안정적이라는 역세권 오피스텔 물량마저 집중되자 세입자 구하기에 난항을 겪으며 앞다퉈 가격을 내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주변 단지와 배후수요 입주가 1~2년의 시차가 나다 보니 임대료 하락은 물론 수익률도 시원치 않았다.
| △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 및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화 [자료=부동산 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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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오피스텔 투자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저금리 기조에 은행에 맡겨둔 종잣돈을 빼 예금 금리보다 이윤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려 보자는 움직임이 여전하다는 뜻이다. 내년도 신규 택지지정 중단 등 오피스텔 신규 분양 사업지가 제한돼 줄어들 분양물량도 한 몫하고 있다.
관심은 내년에 쏠린다.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으로 단기 차익을 노리던 아파트 청약 가수요가 차단된 상황에서 유망 지역에 분양하는 오피스텔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희비가 엇갈리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피스텔 시장을 지탱하는 축인 금리 인상 가능성도 빼놓을 수 없다. 금리가 오르면 장기적으로 오피스텔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내년 10월 말 상호금융 비주택담보대출의 LTV 총한도(80%→70%) 강화로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선주희 부동산 114 연구원은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은행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어 오피스텔의 매매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낮아진 임대수익률에 적응하며 대내외 경제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