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마케팅]④따뜻해진 겨울, 웃음꽃 핀 업종은?

by채상우 기자
2015.12.21 07:00:00

레미콘, 균열 발생 하지 않아 타설작업 원활
자전거 등 야외활동 관련 업종 수혜 늘어
골프장 102곳 동절기 휴업 없이 정상 영업

[이데일리 채상우 이석무 기자]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유난히 따뜻한 올 겨울, 서울지역 평균기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도 높은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울상인 업종이 많지만 한편에서 함박웃음을 짓는 업종도 있다.

우선은 레미콘 업계다. 건설과 토목에 꼭 필요한 레미콘은 시멘트와 물, 자갈을 섞어 만든 건설용 자재다. 레미콘은 굳혀야 상품성을 갖기 때문에 외부온도와 습도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에 굳을 때 발생하는 수화열과 외기 온도차가 심하면 균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추운 날씨는 레미콘 타설 작업에 악영향으로 작용한다”며 “이 때문에 혹서기와 혹한기에는 작업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따뜻한 날씨 때문에 날씨로 인해 작업이 중단되는 일이 줄어든 만큼 레미콘 업계 입장에서는 호재”라고 말했다.

야외 활동용 제품들도 전년 대비해 큰 폭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옥션에 따르면 지난 10월~12월16일까지 전기자전거는 전년 대비 398% 판매가 증가했으며 외발형 포켓파이크는 354% 판매가 뛰어 올랐다. 낚시용품은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고, 텐트 및 텐트용품은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전녀 동기 대비 126% 판매율 증가를 보였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따뜻한 겨울에 예년보다 자전거 판매가 많이 늘었다”며 “특히 ‘팬텀 미니’ 등 고성능 전기자전거의 인기에 힘입어 전기자전거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퍼블릭 골프장 써닝포인트CC 전경. 사진=이데일리 스타인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겨울 레포츠 산업의 풍토도 크게 달라지는 모습이다. 불과 수년전만 해도 겨울은 골프 비시즌이었다. 많은 골프장이 동절기에는 문을 닫았다.

하지만 지금은 겨울에도 골프를 즐기는 ‘겨울 골프 마니아’가 꽤 늘었다. 상대적으로 그린피가 저렴하고 예약이 쉽다는 장점이 부각돼 골퍼들이 겨울 골프장으로 몰리고 있다. 포근한 날씨까지 이어지면서 수도권 지역 골프장은 성수기 못지않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회원사 골프장 중 102 곳이 동절기(12월~2월)에도 휴장 없이 정상 영업을 한다. 겨울 내내 휴장하는 골프장은 거의 없다. 오히려 그린피 할인이나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골프장도 상당수다.

반면 겨울 레포츠의 대명사인 스키장은 울상이다. 예년 같으면 11월 초·중순에 스키장을 개장했지만 올해는 그 시기가 2주 정도 늦어졌다. 날씨가 겨울 답지 않다보니 인공눈을 뿌려도 슬로프를 만들수 없기 때문이다.

뒤늦게 스키장 문이 열렸지만 스키마니아들의 발걸음은 눈에 띄게 줄었다. 스키장 관계자는 “한창 때 같으면 하루 5~6만명의 스키어들이 강원도 내 스키장을 찾았다. 하지만 지금은 1만명 수준에 불과하다”며 “슬로프를 절반 정도 밖에 열지 못하고 있다. 추가로 열고 싶어도 날씨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