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훈 대표 "기술사업화, 대기업도 어렵지만..성공하면 큰 보상 따라"
by이승현 기자
2015.06.03 01:18:39
공공기술사업화 전문기업 ''한국과학기술지주''.."연구기관 인식 바뀌고 있다"
자금투자 및 경영관리 병행 실시.."공공기술사업화 플랫폼 되겠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연구기관이 기업에 기술이전을 하고 일부 연구원을 파견하는 정도로는 사업화가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죠. 우리 회사가 만들어졌다는 것 자체가 인식이 바뀐 겁니다”
한국과학기술지주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17개 출연연구기관이 의기투합해 만든 공공기술 사업화 전문회사이다. 2013년 출범한 이 회사는 예비창업자 및 초기 창업기업에 공공기술 이전과 함께 자금투자 및 경영관리(마케팅 지원·특허관리 등) 등을 한다. 이 회사는 332억원의 자본금을 바탕으로 9개의 기술기반 중소기업에 출자(지분확보)를 했다.
이 회사의 조남훈(52) 대표는 LG벤처투자와 대덕인베트스먼트 등에서 13년간 몸담은 벤처투자 전문가이다. 조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사업화의 생태계가 구성되며 하나의 산업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 대표는 그러면서도 “기술사업화는 리스크가 큰 사업”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대기업에서도 신규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은 성공율이 낮다. 연구기관의 속성상 기술의 완성도나 시장과의 거리감이 더 부족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성공하면 리스크에 상응하는 큰 보상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기술지주는 독일 정부의 ‘하이테크창업기금’(HTGF)처럼 창업기업을 선별적으로 선택해 집중투자하는 방식을 택한다. 단시간 내 사업화 역량을 갖도록 강력히 지원하는 것이다.
그만큼 엄격하게 선별한다. 조 대표는 창업자 비전과 실현 가능성, 기술력 등을 중요시한다고 했다. 그는 “창업자가 가능성 없는 엉뚱한 꿈을 꾸면 말려야 한다”면서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을 때 우리가 동참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술지주는 이를 위해 창업기업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데 주력한다.
조 대표는 “사실 (대기업에 의한) 중소기업 기술 탈취가 비일비재했다”며 “개발한 기술의 내부 보호시스템을 갖추도록 경험자나 전문가를 통해서 돕는다”고 했다. 회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업에 민간 투자자들을 소개해주는 것도 주요 업무이다.
가시적 성과도 차츰 나타나고 있다. 이 회사에서 기술이전 및 출자한 퓨처로봇(대표 송세경)은 최근 아랍에미레이트(UAE)와 페루에 각각 1200만달러(약 133억원)와 100만달러(약 11억원) 규모의 판매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조 대표는 “공공기술 사업화의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게 중요한 의미”라며 “리스크가 높더라도 새 시장을 창출하는 1등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기업을 잘 성장시켜서 인수합병(M&A)되도록 하는 게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