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클럽]①KDB대우증권 '독보적 PB하우스'로 거듭난다

by김기훈 기자
2015.05.19 06:00:00

KDB대우증권, 1Q 깜짝실적…각 부문 고른 개선''
PB부문 강화 주목…''홍성국式'' 소통과 리더십 통해

KDB대우증권은 1분기 14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KDB대우증권의 분기 영업이익이 14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4분기 이후 5년여 만의 일이다.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KDB대우증권(006800)은 명실공히 국내 증권업계를 대표하는 증권사다. 최근 수년간 증권업이 극심한 불황을 겪으면서 타 증권사들이 지점을 줄이고 인력을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KDB대우증권은 오히려 임직원의 고용 안정을 꾀하고 지점을 늘리는 등 대표 증권사 명성에 걸맞게 뚝심 있는 경영전략을 펼쳐 주목받았다.

그 결과 KDB대우증권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400억원을 웃돌며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KDB대우증권의 분기 영업이익이 14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9년 4분기에 1542억원을 기록한 이후 5년여 만이다. 이는 시장 추정치인 1123억원도 훌쩍 넘어선 수치로 1분기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고 실적이다.

각 사업 부문이 골고루 좋은 실적을 낸 점이 긍정적이다. 순영업수익 기준으로 주식위탁매매 부문의 영업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늘어난 780억원, 같은 기간 금융상품과 투자은행(IB)부문 수익은 각각 21%, 8.4% 늘어난 288억원, 128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운용손익은 금리 인하 등에 힘입어 172% 늘어난 1345억원으로 집계됐다.

눈에 띄게 좋아진 실적에 투자자들은 매수로 화답했고, KDB대우증권은 지난 3월 삼성증권을 제치고 시가총액 선두 자리에 등극한 데 이어 4월에는 시가총액 5조5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KDB대우증권의 실적 개선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홍성국() 사장의 역할이 컸다. 증권업계는 특히 홍 사장의 프라이빗뱅커(PB) 집중 전략과 소통의 리더십이 주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KDB대우증권 최초의 공채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홍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임직원들과 활발한 소통을 펼치면서 타 증권사 CEO들과 차별화된 카드를 빼 들고 나섰다.

홍 사장은 취임 후 “최근 3~4년간 증시 침체로 증권사들의 지점영업 부문이 크게 위축되면서 손익구조가 S&T 부문 (Sales&Trading) 등으로 편향되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증권사가 시장 상황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신시장 개척 등 새로운 수익원 확보 노력과 함께 균형된 손익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독보적 PB 하우스 추진단’을 설치해 상품과 서비스 개발, 콘텐츠 공급과 관련된 사업부문 간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또 PIB(Private IB)점포를 활성화해 지점 영업의 대상을 개인 고객에서 법인 고객으로 확대함으로써 IB 부문과의 시너지 연계 영업도 강화했다. 전사적 지원체계를 리테일 사업에 집중하면서 리테일 사업부문은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아울러 전 영업부문의 실적이 전년 및 최근 3년 평균 대비 개선됐다.



그는 매일 입버릇처럼 ‘KDB대우증권에는 캐쉬(CASH)가 있다’라고 말한다. ‘캐쉬’란 콘텐츠(Contents)와 마음가짐(Attitude), 전문성(Skill), 기업문화(Habit)를 뜻하는 영어단어의 앞글자를 딴 말로 독보적 PB하우스가 되기 위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홍 사장은 지난달 6일에는 10년을 준비하는 경영의 첫 단계로 ‘PB 사관학교’를 오픈했다. 업계 최초로 신입 직원을 대상으로 8개월간의 고강도 PB교육을 실시하는 등 자사 PB를 1% 저금리시대의 머니무브 주역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그의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

KDB대우증권은 ‘연금저축에도 관리가 필요하다!’라는 구호 아래 개인연금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보통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같은 금융상품을 단순히 ‘세테크’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데다 가입 이후 일상생활에 쫓겨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KDB대우증권의 ‘개인연금 피트니스’는 그간 방치되고 있던 연금저축 관리에 대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시하는 것이다.

개인연금 시장에 대한 KDB대우증권의 적극적인 공략은 점차 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2014년 말 4107개에 불과했던 계좌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1만2179계좌로 300% 급증했다.

홍 사장은 취임 이후 차별화된 사업 전략을 펼칠 뿐 아니라 조직문화 확립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본사와 지점 간, 부서 간 직원들의 협업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부서별 성과 보상을 단기에 하는 등 협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조절해 조직로열티를 높이고 성과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홍 사장 자신도 소통을 기반으로 디테일한 영향력과 해결사 능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사내 인트라넷에 신설한 ‘직원 제안게시판’에는 600여 건 이상의 제안이 올라왔다. 지금까지 직원들로선 엄두도 못 내던 사장과의 메신저 대화도 홍 사장에게만은 열려 있다. 그는 이를 통해 알게 된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제안을 회사전략에 반영하고 있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공채 출신 CEO들은 때로는 선배로서 때로는 경영진으로 직원 개개인과 소통하며 부드러운 리더십을 통해 경영철학을 공유하고 있다”며 “좋은 시장분위기와 맞물려 향후에도 다양하고 긍정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