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쌍방향이 아닌 '한방향' SNS가 뜬다

by류성 기자
2015.03.18 03:00:00

수직적 조직용 일방향 SNS ''베이글'' 선풍적 인기
학교,기업체등 수직적 조직에서 급속 확산 중
스터디지피에스 김태기 대표

[이데일리 류성 벤처중기부장] 수평적 관계의 쌍방향 소통을 특징으로 하는 기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대조적으로 수직적 구조에서 ‘한방향 소통’을 위한 새로운 개념의 SNS가 등장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자리한 스터디지피에스(studygps)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이 회사가 지난해 말 선보인 SNS서비스 베이글(bagle)은 한방향 소통용이라는 점에서 기존 카카오톡, 페이스북, 라인 등 양방향 소통형 SNS와 큰 차이가 있다. 베이글 SNS에서는 커뮤너티 개설자만 일방적으로 커뮤너티 구성원들에게 지시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커뮤너티 구성원들은 이에 대해 꼭 필요한 답변만 하도록 되어있다.

예컨대 학교 선생님이 베이글을 이용하면 숙제나 지시사항등을 일방적으로 학생들에게 전달하면 된다. 그러면 학생들은 필요한 과제물만을 접수할 수 있고 불필요한 질문은 SNS에서 아예 할 수 없도록 설계돼 있다. 반면 기존 쌍방향 소통형 SNS를 이용하는 선생님은 한가지 과제를 내주더라도 수많은 학생들로부터 무수한 질문을 받게돼 일일이 답변을 해줘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수직적 조직에 최적화된 일방향 소통방식을 특허출원한 상태다.

김태기(37) 스터디지피에스 대표는 “기존 SNS는수평적이고 대등한 관계에서 원할한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이지만 수직적 조직에서는 활발한 소통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쌍방향 소통형 SNS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수직구조형 한방향 SNS를 생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초 ‘스마트러닝’을 주제로 연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당시 박사학위 논문주제는 ‘고등학생의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스마트러닝 어플리케이션 개발연구’다.

지난해 말 스터디지피에스가 이 서비스를 내놓자마자 업의 특성상 수직적 구조인 회사, 학교, 교회, 정부조직,정당 등에서 앞다퉈 서비스를 채택해 활용하고 있다. 모두가 한방향 소통을 필요로 하는 조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 저동고, 여의도고, 서울디지텍고, 이테원초등학교 등 거점학교 9곳을 포함해 한국교원캠퍼스 등이 이 서비스를 채택했다. 광성교회, 충남 천안시청, 한국휴텍스 제약, 대교CNS등도 베이글을 사용하는 고객이다. 김민재 신도고교 교사는 “스마트러닝 담당교사로서 국내외 많은 서비스들을 사용해봤는데 베이글만큼 간편하고 강력한 서비스는 본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수직적 구조로 설계된 일방향 SNS라는 차별성 때문에 베이글 서비스에 대한 해외에서의 반응도 뜨겁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 독일 본 국제학교 학생회, 프랑스 온라인서비스업체 피플 브레인, 벨기에 겐트대학교 등도 이 회사와 협약을 맺고 조만간 베이글 서비스를 활용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에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시정부가 세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유망 벤처 선발대회에서 최종결선에까지 오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스터디지피에스는 오스트리아의 비엔나투자청과 한 워킹케이(Han WorkingK), 벨기에의 한-EU 연구혁신센터,영국 베이지워터 파트너스, 호주 더 크리에이프 숍과는 글로벌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측은 “현재까지 글로벌하게 8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기존 수평형 쌍방향 SNS 시장은 다수의 플레이어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레드오션 ’이라면 수직형 한방향 SNS 시장은 경쟁이 거의 없으면서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블루오션’”이라며 “베이글을 페이스북을 능가하는 세계적인 SNS로 키워내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독일 본 국제학교 학생들이 스터디지피에스가 내놓은 한방향 서비스 ‘베이글’을 교실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습. 스터디지피에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