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티타늄만큼 가볍고 강하며 저렴한 철강소재 개발했다

by이승현 기자
2015.02.05 03:00:10

김한수 포스텍 교수팀, 금속간화합물 이용한 저비중강 개발..''네이처'' 게재
"무게·강도·연성 모두 우수..자동차용 강재 등 사용 기대"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티타늄(Ti)과 비강도(비중 대비 강도)는 비슷하면서 변형이 손쉽고 소재 비용은 10분의 1에 불과한 새로운 철강소재를 만들어냈다. 튼튼하면서 가볍고 변형에도 잘 부러지지 않는 차세대 소재로 널리 쓰일 지 주목된다.

김한수 포스텍 철강대학원 교수
김한수 포스텍 철강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철-알루미늄(FeA) 금속간화합물을 이용해 이 같은 특성을 갖는 저비중강(鋼)을 개발했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5일자(현지시간)를 통해 발표했다.

서로 다른 원소들이 일정한 규칙에 따라 배열된 금속간화합물은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모두 갖췄지만 취성(부러지는 성질)이 높아 자동차 프레임 등 ‘구조재’로 실용화하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 금속간화합물을 아예 부러지지 않을 정도의 작은 크기로 만들어 외부에서 힘을 가하면 합금 속 전위들의 움직임을 멈출 수 있는 ‘스토퍼(stopper)’로 작동하도록 했다. 이 원리로 연성과 강도를 고르게 높였다.

여기에는 금속간화합물을 니켈(Ni)로 온도를 조절해 크기를 수십~수백 나노미터(nm)로 줄이고 분포도 고르게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도 포함됐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새 소재가 기존의 다른 저비중강 소재에 비해 50% 이상 강도가 높고 연성도 좋아 변형 시에 잘 부러지지 않는 성질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소재는 티타늄에 비해서도 비강도가 버금가고 소재 비용도 10% 이하로 경제성을 갖췄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 소재는 티타늄에 도전할 정도로 무게와 강도, 연성이 모두 우수한 데다 비용이 저렴하고 기존 철강제조 설비를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철강소재가 자동차용 강재는 물론 조선과 토목 등의 구조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005490)는 이 소재의 대량생산 가능성 여부를 타진하기 위해 시험생산을 앞두고 있다.

포스코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에는 김낙준 포스텍 교수와 김상헌 박사과정이 참여했다. 논문 제목은 “부러지기 쉬운 금속간화합물이 강도가 매우 높고 가벼우며 연성을 갖춘 철을 만든다”(Brittle intermetallic compound makes ultrastrong low-density steel with large ductility)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