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황이라지만…두 곳은 돈 됩니다
by김동욱 기자
2013.07.17 07:01:00
LH 단지 상가에 투자 수요 몰려…고가 낙찰 잇따라
웰빙 바람 타고 점포 겸용 단독주택 인기…“물건 없어서 못팔아”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1. 대기업 임원 출신인 김한섭(55·가명)씨는 얼마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북 김천혁신도시에서 공급한 단지 내 상가를 2억4000만원에 낙찰받았다. 전용면적 36㎡ 점포의 입찰 예정가는 1억2000만원 수준. 입찰자가 몰리면서 낙찰가격이 2배나 뛰었지만 김씨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혁신도시에서 첫 공급되는 상가여서 입주민 수요를 선점할 수 있는 데다 향후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생각에 투자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2. 서울에 사는 김민섭(58·회사원)씨는 최근 경기 동탄2신도시에서 나온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1필지를 매입했다. 기존에 살던 아파트는 처분했다. 점포 겸용 주택으로 거주와 임대 수익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김씨는 “전 재산을 아파트에 묶어 두는 것보다 매월 고정적인 임대 수입을 얻을 있는 점포 겸용 단독주택이 노후 대비용으로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상실로 갈 곳을 잃은 부동산 투자금이 상가와 점포 겸용 단독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17일 LH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LH가 44개 아파트 단지에서 공급한 281개 상가 점포 중 91%인 257곳이 주인을 찾았다. 경쟁 입찰을 통해 낙찰자를 뽑는 LH 상가의 올 상반기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68%.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낙찰가율이 10%포인트 높아졌다. 지난 5월 분양된 경기 광교신도시 26블록 상가 점포의 경우 낙찰가율이 무려 305%에 달했다. LH가 제시한 상가 예정가격보다 3배나 많은 웃돈이 얹어져 팔린 것이다.
특히 올해 단지내 상가가 처음으로 공급된 대구·경북, 강원, 제주 등 일부 혁신도시에서는 평균 낙찰가율이 202%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강원 원주혁신도시의 경우 4개 점포 모집에 총 301명이 몰려 75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28㎡짜리 점포는 예정가(1억3000만원)보다 1억8110만원 많은 3억111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LH 상가는 분양 주체에 대한 신뢰성이 높은데다 100가구당 점포 1개로 상가 점포 수도 적어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게 매력”이라며 “이 때문에 고정적인 임대 수입을 얻으려는 은퇴자들이 단지내 상가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웰빙 바람을 타고 단독주택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단독주택 용지도 인기다. 특히 1~2층에 원룸을 들여 임대 소득을 올리면서 3층에는 본인 살 집을 지을 수 있는 점포 주택지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올 상반기 LH는 4002억원치의 단독주택 용지를 팔았다. 전체 토지 판매액(4조7537억원)의 8%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난해 실적(3285억원)을 훨씬 뛰어넘었다.
올해 상반기 세종시 단독주택시장에만 95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올해 공급한 1596필지 가운데 87%인 1365필지가 팔려나간 것이다.
입찰 경쟁도 후끈 달아올랐다. 최근 광주 효천지구에서 공급된 점포 겸용 주택 15필지는 최고 12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됐다. 지난 5월 대천 매천지구에 나온 1필지도 59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직접 살면서 임대 수익을 낼 수 있어 점포 겸용 단독주택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팀 전문위원은 “집값이 약세인 데다 정기예금 금리도 많이 낮아진 만큼 ‘돈 되는’ 수익형 부동산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