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또 게걸음`..어닝시즌前 관망(종합)

by이정훈 기자
2012.01.10 06:15:20

독일-프랑스 정상회담, 지표호조 `무색`
산업재 강세..기술주는 `부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또다시 혼조세로 마감했다. 벌써 나흘째다. 독일과 프랑스 정상들이 조속한 대책 이행에 합의했고 미국 경제지표도 좋았지만, 유로존 국채입찰 부담과 어닝시즌 전 관망심리 등으로 상승하지 못했다.

9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32.77포인트, 0.27% 상승한 1만2392.69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거래일대비 2.89포인트, 0.23% 높은 1280.70을, 나스닥지수는 2.34포인트, 0.09% 뛴 2676.56을 각각 기록했다.

헝가리 국채 입찰에서 낙찰금리가 2년 반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고 독일 국채 입찰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로 낙찰이 이뤄지는 등 유로존 불안은 여전했다.

그러나 시장 관심이 집중됐던 독일과 프랑스 정상회담에서는 기존의 위기 대책을 앞당겨 시행하자는데 주로 초점을 맞춰 합의가 이뤄졌다. 양국은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SM)에 출자하는 시기를 앞당겨 기금을 조기 확충하고 새 재정협약도 이달말까지 규정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또 컨퍼런스보드는 지난해 12월중 미국 고용추세지수가 전월대비 0.7% 상승한 104.3으로, 3개월 연속으로 오름세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았다.

업종별로는 산업재 관련주가 강했던 반면 기술주는 부진했다.

장 마감 이후 이번 어닝시즌 첫 실적 발표를 앞둔 알코아가 실적 기대감에 2.89% 상승했고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은 인히비텍스 인수 합의후 오히려 0.91% 하락한 반면 인히비텍스는 140%나 폭등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조인트벤쳐와 함께 지난해 중국에서 자동차를 총 255만대 판매해 1년전대비 8.3%나 늘어났다는 소식에도 0.35% 하락하고 말았다.

IBM은 BMO가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0.52% 하락했고, 넷플릭스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시작한 DVD렌탈 사업이 호조를 보인 덕에 13.78% 급등했고 경쟁사인 러브필름을 보유한 아마존닷컴은 2.22% 하락했다.

◇ 록하트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 배제못해"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추가 양적완화(QE3)를 가로막는 벽이 높아지긴 했지만 그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록하트 총재는 이날 로터리클럽 회의에서 "지속적인 미국경제 성장과 받아들여질 만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추가 부양책이 정당화되기 점차 어려워지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5~3.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작년 4분기 성장이 강화되면서 추가 양적완화를 가로막는 벽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가계 소득 저하와 유로존 은행문제 우려로 인한 리스크는 여전하다"며 "고용은 앞으로 계속 개선되긴 하겠지만 다시 둔화될 우려도 있고 소득 증가가 현실화되지 않으면 가계소비가 다시 부진해질 수 있다"고도 했다.

◇ 美 고용경기, 3년 4개월래 최고

미국의 고용경기가 최근 3년 4개월만에 가장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초 기업들의 채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컨퍼런스보드는 지난해 12월중 미국 고용추세지수가 전월대비 0.7% 상승한 104.3으로, 3개월 연속으로 오름세를 지속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지난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았고 작년 같은 달에 비해서도 4.7%나 뛰었다.



고용추세지수는 고용관련 8개 세부항목을 종합해 발표하는 지수로, 단기간내 기업들의 고용추세를 예상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이날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해 11월 소비자신용이 전년동월대비 204억달러나 급증한 2조48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의 두 배나 되는 수준으로, 지난 2001년 11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었다.

◇ 獨·佛, 새 재정협약 이달 확정..ESM 조기확충

독일과 프랑스 정상들은 지난해 12월에 유럽연합(EU) 정상들이 합의한 새 재정협약과 유럽 구제금융기금 확충을 서둘러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그리스에 대해서도 합의 이행을 서두르도록 압박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와 함께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SM) 재원 확충을 위해 유럽 국가들이 자금을 투입하는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메르켈 총리는 "유럽 국가들은 재정위기 근절을 위해 이달 30일까지 새로운 재정협약 규정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EU 정상들은 새 재정협약 데드라인을 3월말로 잡았었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가 민간 채권단의 자발적인 채무 재조정을 포함한 2차 구제금융 지원 패키지 합의안을 신속하게 이행하지 않는 한 다음 지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그리스에 대해서도 강한 압박을 가했다.

이와 관련, 올리 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그리스 국채교환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민간 채권단이 수용할 것으로 보이는 손실탕감 비율은 지난해 10월 유럽연합(EU) 정상들이 합의했던 50%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美 경제 살아난다..`안전자산` 국채 `인기 뚝`

주요 경제지표가 살아나면서 미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자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각광받아온 미 국채 인기가 식고 있다.

이날 미국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가 되는 10년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거래일대비 1bp(0.01%포인트) 추가로 상승한 1.97%로, 2%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앞서 지난 한주간에만 10년만기 국채금리는 8bp 상승했고, 이날 현재 금리는 2.04%를 찍었던 지난해 12월13일 이후 거의 한 달만에 최고수준이다. 또 1월 들어서는 0.1%씩 뛴 독일과 영국 국채금리보다 높은 0.4%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크레디 아그리꼴의 피터 채트웰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쪽 경제지표들이 잇달아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국채금리가 강한 상승압력을 받고 있다"며 "다만 유로존 재정위기가 해법을 찾지 못한채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미 국채금리 상승세도 제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美, 정부보유 압류주택 대규모 매각추진

미국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압류주택들을 임대용으로 대규모로 일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CNBC는 미 정부 관료들을 인용, 정부가 연방 주택 규제당국, 페니매와 프레디맥 등을 통해 이같은 압류주택 매각을 일종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현재 미 재무부와 연방 주택금융청을 중심으로 연준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페니매와 프레디맥 등이 함께 어떤 시장이 잠재력이 있을지, 가격은 어떻게 매길지, 어떤 민간 투자자와 협력할지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며, 파일럿 프로그램은 조만간 우선 시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연방주택청(FHA)와 프레디맥, 페니매가 보유하고 있는 압류주택은 거의 25만채에 이르고 있고 앞으로도 추가로 100만채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모기지와 압류주택 조사기관인 렌더프로세싱서비스(LPS)에 따르면 연체로 인해 압류될 상황에 처한 주택이 200만채에 육박하고 있고 새로 압류되는 주택수는 판매되는 압류주택수보다 2배가 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