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종성 기자
2011.12.03 17:08:27
美 산호세법원 "애플 디자인 특허 유효성 없다" 판결
호주 이어 두번째 승리..삼성, 향후 소송전 유리한 고지 점령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애플이 제기한 삼성전자 갤럭시 제품의 미국 내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미국 법원이 기각함에 따라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특허 소송 전에서 4연패 뒤 2연승을 거뒀다.
특히 업계에선 이날 미국 법원이 애플이 주장한 디자인 특허의 유효성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애플이 제기한 소송의 상당수가 `디자인`과 `UI`에 국한돼 있는 상황에서 이날 미국 법원의 판결은 향후 두 회사간 특허 소송전의 양상이 삼성전자 측에 유리하게 전개되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3일 외신 및 삼성전자(005930)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지방법원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내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애플의 신청을 기각했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탭 10.1이 각각 자사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디자인을 베꼈다는 애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사실 이날 미국 산호세 법원의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재판을 맡고 있는 루시 고 판사는 최근 학술지에 게재한 `애플 대 삼성: 애플의 미국 디자인 특허 공세에 대한 정보` 논문을 통해 "1994년의 나이트-리더(Knight-Ridder)가 만든 태블릿 원형이 아이패드의 특허를 무효화한다고 본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호주에서 애플과 특허소송에서 승소한 데 이어 이날 미국 내 소송마저 이기면서, 애플과의 특허 소송전에서 4연패 뒤 2연승을 올렸다.
업계에선 이날 애플의 디자인 특허 유효성을 인정하지 않은 고 판사의 판결이 다른 국가에서 진행되는 유사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두 회사는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유사한 디자인 특허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의 가처분 판매금지 신청을 기각한 미국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이번 판결은 애플이 주장하는 바가 타당성이 없다는 것을 입증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법원은 애플 디자인 특허의 유효성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한 삼성의 주장을 인정해 줬다"면서 "삼성은 내년에 있을 본안 소송에서도 삼성 모바일 제품의 독창성을 충분히 증명해 보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은 소비자들에게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고 애플의 주장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