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다우 9900선 터치 후 차익실현에 혼조

by피용익 기자
2009.10.13 05:34:17

필립스 어닝 서프라이즈로 기대감 높아져
다우지수 장 중 9900선 돌파하기도
장 막판 차익실현에 혼조세로 마감

[뉴욕=이데일리 피용익특파원] 뉴욕 증시가 12일(현지시간)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을 반영한 매수세에도 불구,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맞서며 강세를 제한했다.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20.86포인트(0.21%) 상승한 9885.80을, 나스닥 지수는 0.14포인트(0.01%) 하락한 2139.14를, S&P500 지수는 4.70포인트(0.44%) 오른 1076.19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컬럼버스데이 휴일을 맞아 거래가 비교적 한산했고, 이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됐다.

주요 지수는 3분기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을 반영하며 상승세로 출발했다. 특히 다우 지수는 장 초반 9900포인트 선을 넘어섰다.

유럽에서 필립스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이번주 실적을 발표하는 인텔, AMD, IBM, 구글 등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아울러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전망으로 인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73달러를 상향 돌파한 점도 증시 상승을 지지했다.

그러나 장 막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주요 지수는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다우 지수는 한 때 하락반전했고, 나스닥 지수는 결국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전미기업경제협회(NABE)가 느린 경기회복세를 전망한 점도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가운데 18개가 상승한 반면 10개가 하락했고, 2개는 보합을 기록했다.

유럽 최대 가전업체인 필립스는 3분기에 순이익 1억7400만유로와 매출액 56억2000만유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4470만유로 적자와 54억500만유로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필립스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이번주 실적을 내놓는 기술업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여기에 UBS가 주요 기술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한 점도 호재가 됐다.



인텔은 1.14% 상승했고, AMD는 4.42% 올랐다. IBM과 구글은 각각 0.88%, 1.51% 상승했다.

반면 샌디스크는 UBS가 `매도` 의견을 제시한 영향으로 2% 넘게 하락했다. 델과 아마존도 2%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기록한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1.50달러(2%) 상승한 73.27달러에서 마감했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에서 셰브론은 1.35% 올랐다. 마라톤오일과 헤스는 1%대 안팎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엑손모빌은 코스모스로부터 40억달러 규모의 가나 주빌리 유정 개발 지분을 인수했다는 소식까지 겹치며 1.26% 상승했다.

오닉스파마슈티컬스는 항암제를 개발하는 바이오업체 프로테올릭스를 현금 2억76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오닉스는 5.06% 상승했다.

오닉스의 프로테올릭스 인수는 경기회복에 따른 인수합병(M&A) 활동 증가로 해석되며 증시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제공했다.


NABE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44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회복세가 느리게 진행됨에 따라 일자리 회복도 오래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54%는 2012년에 가서야 720만개의 일자리가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33%는 2013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답했다. 2013년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도 5%에 달했다.

반면 일자리가 2012년 이전에 회복될 것이라고 본 이코노미스트는 8%에 그쳤다.

이번 NABE 설문조사에서 실업률은 내년 1분기에 10%로 치솟고, 내년 말에도 9.5%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올 하반기에 2.9% 증가하고, 내년에는 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