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한국일보 기자
2007.03.03 10:20:02
과학계 원로들, 외국책 일부 무단도용 파문
[한국일보 제공] 과학자의 표절 등 부정행위를 방지하자는 취지로 과학계 원로들이 펴낸 책이 외국책의 일부를 무단으로 도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2일 출판계에 따르면 과학자의 부정행위에 경종을 울리자는 내용으로 1월 출간된 <탐욕의 과학자들>은 과거 미국에서 출간된 <진실을 배반한 과학자들>의 일부를 그대로 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무단도용한 저자들이 경희대 민영기 명예교수,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을 역임한 건국대 박택규 명예교수 등 과학계 원로들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지난달 이 책을 번역, 출간한 미래 M&B에 따르면 민영기, 박태규 교수 등 4명이 공저로 일진사가 펴낸 <탐욕의 과학자들>은 전체 25%에 해당하는 84쪽을 <진실을 배반한 과학자들>에서 무단 도용했다.
이 책은 1982년 뉴욕타임스의 과학담당기자인 윌리엄 브로드 등이 저술한 책으로 갈릴레오, 뉴턴, 다윈 등 고대 과학자들부터 최근 과학자들의 조작, 날조, 표절행위의 역사를 담고 있다. 이 책은 1989년 국내 한 출판사에서 번역했으나 판권이 소멸돼 2월 미래 M&B에서 재출간했다.
미래 M&B 관계자는 "<탐욕의 과학자>에 실린 민영기, 박택규 교수의 글은 문장구성이나 인용된 사례 등이 <진실을 배반한 과학자>의 원서와 똑같다" 며 "우리 과학계의 윤리의식이 얼마나 희박한지를 입증하는 사례로 원로 과학자들이 책임있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진사 관계자는 "저자들의 표절여부를 2일 확인했다"며 "재판을 찍게 될 경우 책 표지에 '편ㆍ저자'로 표기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