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상석 기자
2002.01.10 06:28:37
[edaily=뉴욕]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이 선전하면서 기술주 주도로 랠리를 보이던 뉴욕증시가 장막판 경계매물이 나온데다 후속매수세가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오히려 지수들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채 장을 마쳤다. 특별한 경제지표 발표는 없었던 대신 기업들의 실적 전망과 관련된 애널리스트들의 엊갈린 평가가 쏟아져 나와 장중 내내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9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개장초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면서 상승폭 2%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 지수 2100선 돌파를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던데다 장후반에는 반도체주들을 중심으로 경계매물이 나오면서 지수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돌아서 어제보다 0.53%, 10.85포인트 하락한 2044.89포인트(이하 잠정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도 오전 한 때 119포인트 상승하면서 세자리숫자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폭을 줄여 장막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수는 어제보다 0.56%, 56.46포인트 내린 10094.09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도 어제보다 0.48%, 5.57포인트 하락한 1155.14포인트를, 소형주중심의 러셀2000지수 역시 어제보다 0.63%, 3.15포인트 하락한 494.75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7억3천4백만주, 나스닥시장이 22억7천7백만주로 평소보다 거래가 활발했고, 상승 대 하락종목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4대15, 나스닥시장이 16대19로 하락종목이 많았다.
특별히 예정된 경제지표가 없었던 대신 기업들의 실적전망과 애널리스트들의 실적관련 평가가 봇물을 이룬 하루였다. 개장초 장세에 영향을 미쳤던 것은 유럽 최대의 소프트웨어업체인 SAP의 실적호조 전망과 더불어 오러클의 조심스러운 낙관론과 등급 상향, 그리고 반도체 관련주들의 소식이었다. 그러나 장막판 경계매물이 쏟아진데다 후속매수세가 실종되면서 장중 랠리가 무색해졌다.
오러클은 어제 장마감후 지난해 4/4분기에 바닥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 6월로 끝나는 회계년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본데다 토마스 바이젤은 오러클에 대해 투자등급을 상향조정, 주가가 어제보다 6.16% 올랐다. 유럽 최대의 소프트웨어업체인 SAP가 4/4분기 매출호조로 인해 지난해 실적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 것도 소프트웨어주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서는 번스타인이 실적추정치를 상향조정했다.
반도체 관련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듀퐁 포토마스크는 지난 12월로 끝난 2/4회계분기 매출이 예상을 상회하는 수요로 인해 8천6백만달러를 기록,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인 7천4백만달러를 상회했다고 발표했다. 여기다 대만반도체는 지난 12월중 매출이 전월보다 6.1% 증가함으로써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고 SG코웬은 인텔에 대해 PC매출 호조를 이유로 지난해와 올해 실적추정치를 상향조정했다. 그러나 장중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장막판 크게 밀려 어제보다 0.08% 오르는데 그쳤다.
그러나 JP모건은 알카텔, 노키아, 에릭슨 등 텔레콤업체에 대해, 그리고 유통 자이언트인 월마트에 대해서도 각각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해 이들 종목들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업종별로는 고른 상승세를 보이던 기술주들이 소프트웨어,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장막판 일제히 마이너스로 밀렸다. 특히 JP모건이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한 텔레콤주들의 낙폭이 컸다. 기술주 외에는 바이오테크, 보험, 석유, 천연가스, 운송, 그리고 JP모건이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한 월마트의 영향으로 유통주들이 약세를 보인 반면, 은행, 증권, 제약, 제지, 금, 유틸리티주들은 오름세를 지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어제보다 0.08% 올랐지만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는 1.06% 하락했다. 골드만삭스 인터넷지수도 0.36% 하락했지만 오러클의 선전으로 소프트웨어지수는 어제보다 1.39% 올랐다. 나스닥시장의 빅3중에서 컴퓨터지수는 0.07%, 텔레콤지수도 2.15%, 그리고 바이오테크지수 역시 1.83% 하락했다. 그러나 금융주들은 강세를 보여 필라델피아 은행지수가 0.06%, 아멕스 증권지수도 1.04% 올랐다.
나스닥시장의 거래량 상위종목중에서는 오러클이 거래량 1위를 차지하면서 6.16% 랠리를 보였고 BEA시스템이 5.50%, 팜 5.91%, 시벨시스템 3.78%, 그리고 프루덴셜증권이 가격목표대를 상향조정한 브로드컴도 4.45% 상승했지만 시스코는 약세로 돌아서 어제보다 0.48%, 인텔 0.62%, 선마이크로시스템 2.51%, JDS유니페이스 0.52%, 델컴퓨터 0.84%, 월드컴 4.45%, 퀄컴 4.11%, 시에나 0.45%, JP모건이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한 에릭슨도 5.68% 하락했다.
시스코는 경제 및 산업환경의 개선이 불투명하다고 밝혔지만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고객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사업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힌데다 어제 컨퍼런스에서 애널리스트들에게 향후 전망이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밝혀 주가가 강세를 보였지만 장막판 밀려 어제보다 0.48% 하락했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중에서는 휴렛패커드, 하니웰, 인터내셔널 페이퍼, 시티그룹 정도가 상승세를 지켰지만 투자등급이 하향조정된 월마트가 2.49% 하락한 것을 비롯해 월트디즈니, 알코아, SBC커뮤니케이션, 이스트먼 코닥, 엑슨모빌, 홈디포, 맥도날드 등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미국내 최대의 증권사인 메릴린치는 4/4분기 실적이 전분기에 비해 8%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데 이어 기존인력중 9천명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메릴린치 일본 현지법인도 전체 28개 점포중에서 20개 점포를 폐쇄하고 소매영업직원 전체의 70%에 해당하는 1200명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메릴린치는 2.75% 올랐다.
어제 4/4분기 매출이 예상보다 16%나 감소한 것으로 발표한 게이트웨이에 대해서는 어제 장마감후 무디스가 게이트웨이 부채에 대해 신용등급을 정크본드 수준으로 하향조정, 어제 주가가 25%나 폭락한데 이어 오늘도 12.74%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