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분석)D램가격 상승.."반도체주 뜰까?"

by이정훈 기자
2001.11.11 16:27:54

[edaily] 하락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던 D램가격이 지난 주 중반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반도체 주식값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흘째 D램價 상승..일주일새 10%대 올라" D램 스팟시장에서의 가격 상승 움직임은 최근 사흘 정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128MD램 가격이 가장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256MD램도 그 뒤를 좇으며 상승 중이다. 반도체 B2B 거래사이트인 DRAMEXCHANGE에 따르면 지난 9일 256M(16MX16) SD램 PC-133 가격은 2.60~2.90달러로 상승세를 보였고 256M(32MX8) SD램 PC-133은 2.50~2.80달러를 오르내리고 있어 사흘동안 14%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상승폭이 가장 큰 128M(16MX8) SD램 PC133은 1달러 미만에서 9일에는 1.15~1.30달러까지 회복했고 128M (8MX16) SD램 PC133도 1.18~1.35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 128MD DDR 가격도 1.4달러대에서 9일에 최고 1.70달러에 근접하기도 하는 등 전반적인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유통물량 축소가 가격 상승 가져와" 시장 가격의 형성 원리대로 이같은 최근 D램 가격의 급격한 상승세는 수요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감소한 공급물량에 의한 것이다. 그렇다면 D램 유통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대형 OEM업체들이 재고물량을 비축하고 있는데다 DDR 256MD 등으로 공급물량이 다변화되면서 물량 축소가 발생했다. 또 하이닉스 채권단의 지원 결정으로 하이닉스의 저가 판매에 대한 우려감이 희석된 것이 사실이고 고정거래가격에서도 삼성전자 등 D램업체의 일방적 수세가 만회되고 있는데 따른 것. 삼성전자는 최근 D램 수요업체에 고정거래 물량의 가격인상을 요구했고 이달 말쯤엔 이같은 가격인상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삼성전자가 이같이 가격인상을 요구했다는 사실 자체가 만성적인 공급과잉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와 함께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사의 일부 공장 감산 결정도 물량 축소에 결정타를 때린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싱가폴 공장에서 1주일간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지만 일부에서는 3주일 정도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D램가격 강세 당분간 이어질 듯" 이처럼 D램 가격이 단기에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격 강세는 당분간 추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임홍빈 삼성증권 반도체담당 팀장은 "최근 전반적으로 D램 수급은 최악의 국면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D램의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선발업체들의 생산 확대도 있을 수 있지만 D램 가격이 더이상 하락하긴 힘들다는 공감대가 D램업체와 PC업체들 사이에 팽배해있다"고 전한다. 임 팀장은 "이런 점에서 D램 가격은 아직 기조적 상승국면으로 진입하지 못해 추가로 크게 상승하기도 힘들겠지만 그다지 하락을 염려할 단계는 아니다"고 내다봤다. 안성호 서울증권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트도 "올 4분기 PC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고 전반적인 PC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최소 1~2주일 정도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D램산업 회복은 여전히 불투명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D램산업의 회복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기관별로 엇갈리며 불확실성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8일 OEM주문에 따른 PC공급업체와 투자자들의 전망만큼 연말 홀리데이 시즌에 PC수요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 내년 전세계 반도체시장 매출규모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 테러사태 이전에는 연말 연휴시즌과 윈도XP의 출시에 힘입어 PC부문의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테러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기업들도 PC 구매를 연기함에 따라 4분기에도 PC판매 실적은 우려스러운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그 근거다. 영국의 조사기관인 퓨쳐 호라이즌스도 내년 반도체시장은 지난 96년 이후 최저수준인 1290억달러에 머물 것이며 오는 2004년까지 2000억달러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관은 "최근 글로벌 경기 악화와 수요 감소, 현 반도체산업에서 필요한 능력의 2배에 이르는 과도한 웨이퍼 생산 설비능력 등으로 인해 반도체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 SIA(반도체산업협회)는 전세계 반도체 시장이 4분기부터 회복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아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내년말까지는 시장 성장률인 6%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세에 그칠 것이란 단서를 붙이고 있다. "반도체주식 매수, 조심 조심" 일단 D램가격 상승 자체는 반도체 주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리라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D램가격 상승이 다음 분기나 내년 D램업체의 실적 호전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적인 측면에서의 회복은 여전히 불투명하며 최근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에서 반도체 주식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견지하되 아직까지는 조심해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안성호 애널리스트는 "대형 PC업체의 재고수준이 크게 늘어났을 것이며 12월 중순 이후 구매량도 축소될 것"이라며 "D램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시장의 펀더멘털 개선으로 보는 것은 경계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홍빈 팀장도 "D램가격이 역사상 올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해 더이상 악화되긴 힘들 것이며 D램업체의 수익은 저점을 지나고 있다고 볼 수 있어 주가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 팀장은 "하지만 D램가격이 반도체주식의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느냐는 확인되지 않았고 가격보다는 시장 전체 파이가 중요한 요인"이라며 "실적이나 산업 사이클상 회복 시그널을 확인한 뒤 매수에 가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