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빈 집 수두룩…경주 '미분양관리지역' 1위 불명예
by박경훈 기자
2023.06.21 06:00:00
HUG '미분양관리지역', 경주 총 5년으로 최장
KTX 신경주역과 불국사 등 일자리없이 공급만
거제·김천·포항·창원 등 영남권 상위권 차지해
관리지역 포항, 미분양 1년새 2861→5489가구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미분양 문제가 가장 오랫동안 지속하고 있는 지역은 경북 경주로 나타났다. 이밖에 경남 거제·창원, 경북 김천·포항 등 영남 지역 미분양이 특히 장기간 이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이데일리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주는 지난 2016년 11월~2020년 10월(3년 11개월), 2022년 3월~2022년 11월(8개월), 2023년 2월~2023년 7월(5개월) 등 총 5년으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오랜 기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HUG가 지난 2016년 10월부터 시행 중인 미분양관리지역 제도는 △미분양세대수가 1000세대 이상이면서 △공동주택재고 수 대비 미분양세대수가 2% 이상인 시·군·구 중 미분양 증가, 미분양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 중 1개 이상 충족 지역에 대해 선정한다.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지역 내에서 분양(PF)보증 발급을 위해서는 사전심사를 받아야 한다.
올 4월 말 기준 경주의 미분양단지는 총 10단지(분양 가구 5235세대) 중 1399세대다. 지난해 4월 말 분양 가구 4627세대(총 9단지) 중 미분양가구가 1660세대이고, 경주시 인구가 25만여명인 것을 고려하면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경주 미분양을 주도하는 것은 일자리가 현저히 부족한 경주시 외곽 개발 사업이다. 먼저 KTX 신경주역 인근 건천읍 반도 유보라 아이비파크(390가구)는 절반가량인 171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마찬가지로 인근의 더 메트로 줌파크(549가구)는 절반 이상인 354가구(지난해 12월 기준)가 미분양 상태였다. 특히 더 메트로 줌파크는 시공사인 대창기업이 부도가 나며 지난 4월부터 공사를 중단했다가 최근에 진흥기업으로 시공사를 변경하는 등 부침도 이어졌다.
이밖에 불국사 인근 진현동 엘크루 헤리파크(337가구)는 80%인 270가구가, 울산과 인접한 외동읍 삼부 르네상스(534가구)는 122가구 등이 미분양 상태다. 경주에 이어 가장 오랜 기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경남 거제로 지난 2017년 2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총 4년 10개월간 지정됐다. 이어 경북 김천이 4년 8개월, 경북 포항이 4년 7개월, 경남 창원이 4년 7개월 등을 기록했다.
특히 포항은 경주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 중인데 그 규모만 5489가구(올 5월 기준)다. 이는 지난해 5월(2861가구)과 비교해 2배 달하는 숫자로 포항시 인구(50여만명)와 비교하면 심각한 상황이라는 목소리다.
이 같은 대규모 미분양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 들어설 포항융합산업기술지구 내 펜타시티(미분양 1100여 세대)와 공원특례사업에 따른 북구 환호공원(1·2단지) 2994가구와 북구 학산 공원 1455가구 등 4449가구가 분양시장에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중으로 남구 대잠동 상생공원(1·2단지) 2687가구 분양을 앞두고 있어 공급 과다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