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논란 겪은 가구업계, '친환경·ICT'로 소비자 어필

by권오석 기자
2018.08.09 01:00:00

中企가구업체들, 친환경 소재·ICT 접목 신제품 출시
업계 "4차 산업혁명 맞춤 전략… 상반기 라돈 논란 의식"
한샘·에몬스·한화L&C·이누스바스 등 경쟁 구도

지난달 16일 열린 에몬스가구 신제품 품평회에서 김경수 회장이 대리점주들에게 ‘E모션 매트리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에몬스)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친환경성은 물론 IoT(사물인터넷) 신기술을 접목한 가구로 온가족의 생활 습관을 반영한 침실과 거실 공간으로 꾸밀 수 있습니다.”

가구업계 1위인 한샘(009240)이 최근 ‘2018년 하반기 신상품 발표회’를 열어 친환경 자재를 사용해 안전성을 높인 붙박이장부터 슬립센서를 장착한 모션베드 등 신제품들을 소개했다. 붙박이장의 경우 유해물질 방출을 막기 위해 원자재인 PB(파티클보드) 전면을 표면재로 마감처리했다. 뿐만 아니라 서재·침대 등 다른 가구의 표면재와 접착제, 도료 역시 E0 등급(0.5㎎/ℓ 이하) 자재를 활용했다. 해당 등급은 KC(국가통합인증마크)가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에 따라 결정한 등급으로 E1(1.5㎎/ℓ)보다 높다. 그렇게 만든 침구류가 ‘유로 503’ 등 유로 시리즈들이다.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IoT 침대 ‘바흐 801 스마트 모션베드’도 눈길을 끈다. 슬립센서를 장착한 모션베드는 사용자의 코골이 소리 등을 인식해 자동으로 매트리스 각도를 조절해준다. 모션베드가 조명과 스피커와도 연동, 사용자의 애플리케이션이나 목소리로 조정이 가능하다. 가령 ‘좋은 아침’이라고 말하면 매트리스 각도를 조정하고 미리 지정한 음악까지 재생하는 기능을 갖췄다.

올 상반기 ‘대진침대’ 파동으로 덩달아 속앓이를 했던 가구업체들이 하반기 친환경·ICT(정보통신기술) 가구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최근에는 까사미아 라돈 논란 이후 소비자들이 친환경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중기 업체들도 소비자 기호에 부응하는 신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여기에 ICT를 접목한 첨단 제품까지 출시하면서 한때 시들했던 스마트 가구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친환경 자재를 사용해 만든 한샘 ‘바흐 701 스톤 붙박이장’. (사진=한샘)
에몬스가구는 ‘마음까지 편안하다. 에몬스’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었다. 최근 품평회를 열어 70여가지 신제품들을 선보인 에몬스가구는 하반기 ‘친환경·스마트 가구’를 내세워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로즈 화이트’를 비롯해 ‘로즈 골드’ 침실시리즈 등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고 변색의 우려가 없는 강화유리를 사용한 옷장 제품을 내놨다.



특히 이번 품평회에선 ‘E모션 매트리스’, ‘릴렉시온’ 등 ICT를 접목한 가구들이 이목을 끌었다. ‘웰 슬립센서’를 이용한 E모션 매트리스는 자는 동안 호흡·심박·뒤척임·무호흡·코골이 등 5가지 수면 습관을 측정해 사용자의 상태 정보를 축적한다. 이들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션이 편안한 자세로 자동으로 작동한다. 뿐만 아니라 △무호흡시 진동 △코골이 방지 모드 △알람 시 등판 상승 등 8가지 기능까지 내장해 기능성을 강화했다.

한화L&C 역시 IoT를 접목한 제품부터 친환경 자재를 적용한 제품을 앞세워 시장에 연착륙하고 있다. 한화L&C는 지난 5월 ‘2018 셀프인테리어코리아페어’에서 인테리어 타일 시트 ‘보닥타일’을 선보였다. 2014년 처음 출시한 보닥타일은 뒷면 이형지(접착면을 보호하기 위해 붙인 종이)만 제거한 후 기존 타일면에 붙여 사용하는 신제품이다. 한화L&C 관계자는 “보닥타일의 경우 인체에 해롭다는 중금속인 납이나 카드뮴, 수은 등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포름알데히드 또한 방출하지 않고 항균 기능을 갖춘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해먼지 저감방충망과 창호 일체형 제품인 ‘브리웰 700’은 IoT를 활용한 제품이다. 제품에 장착한 오염물질 감지센서가 실내 공기의 오염도를 감지한다. 오염이 심할 경우 기계가 자동으로 환기시스템을 작동해 실내를 환기한다. 무엇보다 사용자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실내외 공기질 상태를 전송해 사용자가 환기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다.

이 밖에 체리쉬는 지난 5월부터 AI(인공지능) 모션베드를 판매하고 있다. 스피커 음성인식 기능으로 수면 모드를 비롯해 무중력 모드, 머리·다리 올리기 모드 등을 탑재했다. 체리쉬 관계자는 “제품 출시 이후 소비자들 반응이 좋아 두 번째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에스동서의 욕실 리모델링 브랜드 ‘이누스바스’도 지난달 비데와 환풍기의 전원스위치 등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LG유플러스 ‘IoT@home’)으로 연동해 원격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 욕실을 내놨다. IoT 비데일체형 양변기의 경우 자동물내림 및 수압·노즐 위치 등 가족구성원의 비데 사용 습관에 따라 맞춤설정을 할 수 있다. 스마트 욕실을 2일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경우, 애플리케이션에 등록한 가족에게 ‘장시간 미사용 경고 알림’을 전달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가구 역시 진화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며 “여기에 라돈 논란 이후 업계 전반적으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면서 편안함과 소비자 안전성까지 고려한 제품 출시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누스바스 직원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스마트 욕실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이누스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