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남 사장 "PC시장 내년 구조조정..혁신 무장한 레노버엔 기회"
by성문재 기자
2015.12.28 06:00:00
“HP·델 등 PC업체 내년 구조조정 직면”
선진 인력구조 변화..중국산 한계 극복
다양한 라인업과 트렌드 선도로 경쟁력 ''UP''
| 강용남 한국레노버 사장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PC시장 판도 변화와 레노버의 포지셔닝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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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글로벌 PC시장의 플레이어는 매년 1~2군데씩 없어지고 있다. 내년에는 톱3 업체 중 1~2곳의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살아남는 업체들로서는 성장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강용남 한국레노버 사장은 자신감이 넘쳤다. 한국에서는 PC시장 점유율이 한자릿수에 그치지만 탄탄한 글로벌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한 레노버의 체력이 만만치 않다는 설명이다. ‘차이나 디스카운트(중국 기업의 가치가 저평가되는 현상)’ 역시 선입견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선진 인력구조를 갖춘 중국기업들의 반격이 이제 막 시작됐다고 강 사장은 덧붙였다.
강 사장은 2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이 PC시장 구조조정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노버와 함께 글로벌 PC 3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휼렛팩커드(HP)와 델(Dell)은 이미 PC사업 매각설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는 데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도 국내 시장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그는 “HP는 최근 PC사업과 엔터프라이즈 사업을 분사하면서 PC 매각 가능성이 부각됐고 델은 데이터저장업체 EMC를 670억달러(약 77조원)라는 거액에 인수하면서 사업 중 하나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2년간 업계 구조조정이 정점을 찍고 나면 레노버의 한국 시장점유율이 두자릿수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5년 IBM의 PC사업 부문을 인수한 중국 레노버는 지난 2013년부터 세계 PC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중국산(産) 브랜드라는 한계도 극복했다.
강 사장은 “중국 업체들이 국내 업체보다 훨씬 좋은 인재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두자릿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던 시절에 교육에 엄청난 투자를 했고 2008년 이후 돌아오기 시작한 유학생들이 지금의 중국 기업들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연구개발팀들과 미팅해보니 60%가 미국 스탠포드대, 조지아공대, 하버드대 등에서 공부한 네이티브 스피커”라며 “레노버만이 아니라 샤오미, 알리바바처럼 중국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IT 기업에 모두 해당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차이나 디스카운트는 어느 정도 해소돼 이미지 개선에 성공했다는 판단이다. 최근 한국레노버는 전세계 레노버 지사 중 유일하게 고객지원센터를 한국으로 이전하는 데 성공했다. 그만큼 강 사장이 소비자 서비스 개선에 힘을 쏟고 있고 레노버그룹 차원에서도 한국 시장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제품 측면에서는 신제품을 보다 빨리, 많이 출시 함으로써 경쟁력을 키웠다.
강 사장은 새로운 소비자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한국레노버의 방향성이자 생존전략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태블릿 한쪽에 원통형 배터리를 장착한 ‘요가 탭’ 제품을 예로 들었다. 원통형 배터리는 사용시간을 늘려주는 데다가 다리 역할을 해 세워서도 이용 가능하다. 주부들이 요리할 때 레시피를 보거나 드라마를 볼 수 있는 태블릿으로 트렌드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요가 탭 제품에 빔 프로젝터까지 탑재해 활용성을 강화했다.
지난 10월에는 태블릿과 폰의 장점을 결합한 스마트폰 ‘팹플러스’를 국내 출시해 초도 물량 완판에 성공했다. 강 사장은 “내년에 팹플러스의 두번째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더 빠른 처리속도와 성능을 갖춘 제품이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