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자의 천일藥화]임신부가 먹어도 되는 약은?
by천승현 기자
2015.06.13 06:00:00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되면서 약물 복용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임신부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임신부 한 명이 메르스에 감염됐지만 인터페론이나 리바비린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할 수 없어 대증요법을 통해 치료가 진행 중이다.
임신부가 약물을 복용할 경우 약물이 태반을 통과해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임신부에게도 독성을 일으킬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일부 약물은 태아의 형태나 기능의 변형을 일으키는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데, 임신 중 아무 때나 기형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통상적으로 임신 4주부터 10주까지는 태아의 기관이 형성되는 기간이기 때문에 약물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임신 10주부터 출산까지는 태아의 외부 생식기가 형성되고 발달하는 시기로 성호르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 노출에 주의해야 한다.
임신 중 주의가 필요한 약물은 치료상 유익성과 위해성을 고려해 1등급과 2등급으로 분류된다.
| 임부금기 1등급 의약품(자료: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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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부금기 1등급으로 분류된 여드름치료제 ‘이소트레인’, 다발성골수종치료제 ‘탈리도마이드’·‘레날리도마이드’ 등은 태아에 대한 위해성이 명확해 원칙적으로 임신 중에 사용하면 안된다.
항생제 ‘테트라사이클린’, 소염진통제 ‘덱시부프로펜’·‘탈니플루메이트’, 관절염치료제 ‘페니실라민’ 등 임부금기 2등급 의약품은 치료상 유익성이 약물 사용의 잠재적 위험성보다 크다고 판단된 경우 사용이 가능하다.
임신 중 복용해도 안전한 약물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최소한의 용량을 최단기간에 투여한다는 원칙으로 증상에 따라 적절한 약물치료가 도움이 될 때도 많다.
감기에 걸렸을 경우 임신초기에 38도 이상의 고열은 태아의 신경계 손상을 줄 수 있어 빠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 아세트아미노펜은 권장 용량 범위 내로 복용하면 임신 기간에도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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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가 통증 조절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진통제 성분은 타이레놀의 주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이 꼽힌다.
아세트아미노펜은 권장 용량 범위 내로 복용하면 유산이나 기형아 발생의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임신 기간에도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아세트아미노펜을 임산부의 통증에 널리 사용 가능한 약으로 분류한다.
입덧이 심한 경우 ‘피리독신’과 ‘메토클로프라마이드’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을 전문의와 상담해서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임신 전부터 당뇨를 앓고 있었거나 임신 후 임신성 당뇨를 진단받은 경우에는 인슐린 주사제를 사용해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화불량, 오심과 구토, 가슴앓이, 위장관 출혈 등의 통증을 유발하는 소화성 궤양으로 고통받을 때는 ‘수크랄페이트’와 같은 위점막보호제나 ‘라니티딘’과 같은 제산제를 복용해도 된다.
변비가 심할 때 ‘락툴로즈’나 ‘차전자피’, ‘비사코딜’ 등의 약물은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시켜 배변을 도울 수 있는 약물이다. 다만 이들 약은 복용기간에 따른 신중 투여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임신중에 가장 흔하게 격는 피부증상인 가려움증에는 국소적 치료로 보습크림이나 항소양증 로션을 사용해도 된다. 하지만 신체 전반에 걸쳐서 장기간 사용하면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엘레비트’와 같은 임신부 전용 비타민제도 약국에서 약사와의 상담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