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다던' 압구정로데오 상권 다시 활활 왜?

by이승현 기자
2015.03.13 04:30:00

SM·JYP 등 유명 연예기획사 들어서면서 관광객 몰려
강남구 갤러리아~엘루이호텔까지 ‘한류스타거리’ 명명
땅값·임대료 동반 상승..과거 ‘핫플레이스’ 명성 회복 중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최근 몇년 간 침체돼 있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데오 상권이 인근에 자리잡은 유명 연예 기획사들의 후광 효과로 다시 부활하고 있다. 연예인을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 상가들이 활성화되면서 땅값과 임대료를 끌어 올리고 있다. 여기에 강남구의 상권 활성화 사업까지 더해지면서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고 있는 분위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청담동 갤러리아백화점과 청담사거리까지 대로변에 위치한 상가 시세가 3년 전과 비교해 3.3㎡당 3000만~5000만원 가량 올랐다. 2011년에는 7000만원대에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1억~1억 2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상가 임대료 역시 3년 전보다 20~30%까지 상승했다. 대로변 안쪽에 있는 이면도로에 위치한 상가 1층의 경우 198㎡ 규모가 월 1200만~1500만원 선으로 임대료가 형성돼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아백화점 앞에는 ‘한류스타거리(K-STAR ROAD)’의 상징인 강남돌이 서 있다.(사진제공=강남구).
소수섭 압구정로데오역 부동산 대표는 “2008년 이후로 침체됐던 압구정로데오 상권이 최근 3년 사이에 다시 회복되고 있다”며 “임대료가 오르면서 인근 가로수길과의 격차도 좁혀 지고 있다”고 말했다.

압구정로데오 상권은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상권이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급격히 침체되면서 ‘핫 플레이스’의 자리를 가로수길에 내줬다.

이곳이 다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은 인근에 SM엔터테인먼트와 JYP, FNC엔터테인먼트, 큐브엔터테인먼트 등 유명 연예기획사 사무실과 연습실이 자리잡으면서부터다. 연예인을 보려는 국내 팬뿐 아니라 중국·일본인 관광객이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2012년 말 분당선인 압구정로데오역이 개통되면서 접근성도 개선됐다. 강남구청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이곳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2013년 510만명에서 2014년 602만명으로 1년새 100만명 가까이 늘었다. 단순 계산해도 매일 1만~2만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는 얘기다. 실제로 연예기획사 사무실 인근 카페에는 ‘죽치고’ 앉아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전언이다.

여기에 강남구의 상권 활성화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상권이 더욱 꽃을 피기 시작했다. 강남구는 지난해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엘루이호텔까지 1㎞ 정도 거리의 길을 ‘한류스타거리(K-Star Road)’로 이름 짓고 한류 특성을 살린 공간으로 꾸몄다.

지난해 초 완료된 1차 조성 사업에서는 한류거리에 있는 상가들 중 특정 연예인이 많이 찾는 곳을 발굴해 스토리텔링 형식의 홍보 책자를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배포했고, 12일 완료된 2차 조성 사업에서는 유명 연예인의 모습을 한 아트토이(강남돌)를 설치하고 한류와 관련된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아트 스트리트’화 작업을 진행했다. 1차 사업에서 소프트웨어를 갖췄다면 2차 사업은 하드웨어를 확충한 것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상권의 특성에 맞춰 ‘한류스타거리’를 조성했고,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앞으로 사업을 확대해 한류스타거리를 대한민국의 ‘에비로드’ 같은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