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즈프롬 "우크라, 체납액 못갚으면 가스 할인공급 중단"

by이정훈 기자
2014.03.03 07:13:38

가스 체납액만 1.6조원..우크라 "언제 갚을지 몰라"
군사행동 이어 가스공급 중단으로 전방위 압박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러시아 국영 가스업체인 가즈프롬(OAO Gazprom)이 우크라이나에 더이상 싼 값의 천연가스를 공급하지 않겠다며 경고했다. 러시아군의 군사 행동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본격화되고 있다.

세르게이 쿠르니야노프 가즈프롬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현재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갚아야 할 가스 대금 체납액이 15억5000만달러(약 1조6550억원)가 넘는다”며 “이를 신속하게 갚지 않으면 할인된 가격에 가스를 공급하기로 한 지난해 합의를 끝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게 싼 값에 천연가스를 공급해왔는데, 친러시아파였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러시아가 가스 공급혜택 중단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로존 2위 경제국인 프랑스보다 더 많은 양의 천연가스를 사용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전체 가스 수입량의 절반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르세니 야체뉴크 총리가 이끄는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는 이같은 가즈프롬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여유가 거의 없는 상태다.

유리 프로단 우크라이나 에너지장관은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언제쯤 가즈프롬에 밀린 가스 대금을 납부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토로한 바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150억달러 구제금융 지원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마카일 코르쳄킨 이스트유로피언 가스어낼러시스 대표는 “가스요금 체납 독촉은 전통적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압박해온 수단”이라며 “지난 10년간에도 러시아는 옛 소련연방 국가들을 이같은 방식으로 압박해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