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모기지 규제 풀어주자`..의회 압박(상보)
by이정훈 기자
2012.02.11 03:27:58
"금융시스템 견실함 비해 대출요건 너무 타이트"
"모기지-주택시장 부진, 연준 부양효과 막아"
피아날토 총재 "주택부진, 경제회복에 심각한 역풍될수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모기지와 주택시장 부진이 연준의 부양정책 효과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 대출요건을 완화해 모기지와 주택시장을 부양할 필요가 있다며 의회를 압박했다.
버냉키 의장은 1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의 강연에서 "미국경제 성장을 부양하기 위한 연준의 노력들은 모기지 대출 부진에 의해 가로막혀 있다"며 주택시장을 개선시키기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신용도가 있는 가계들조차 모기지대출을 받거나 기존 모기지를 갈아타기 위한 리파이낸싱을 받지 못하고 있어 이 때문에 연준이 장기금리를 낮추고 금융시장 여건을 개선시키기 위해 강력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지만 주택시장이나 전반적인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기대만큼 크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이같은 주택시장과 모기지시장 상황이 우리 금융시스템 회복과 크레딧여건 정상화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물론 소비자를 보호하고 은행들의 안전과 재무 건전성을 위해 모기지 등 대출조건을 타이트하게 하는 게 필요하지만, 현재는 신용도 있는 가계들에게도 레버리지가 막히거나 제한돼 있는 것은 문제"라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견실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금융기관들의 대출조건 등 크레딧여건은 아직도 너무 타이트하다"며 "연준이 의회에 제출한 백서의 주요 목적중 하나는 사람들에게 주택시장 회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기 위한 것이었다"며 의회를 겨냥해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최근 노동시장을 포함해 일부 경제지표가 좋은 소식을 알렸고, 이는 환영할만한 일"이라면서도 "경기 회복속도는 좌절스러울 정도로 더디다"고 말했다. 또 통화정책 전망에 대해서는 별달리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클리브랜드에서 강연에 나선 샌드라 피아날토 클리브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주택시장 부진은 미국 경제 회복에 심각한 역풍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주택시장 부진으로 집값이 하락하면서 가계의 부가 줄고 이는 소비지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주택 압류 문제는 국가적 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