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재할인율 루머 안통했다"

by지영한 기자
2010.03.19 05:52:39

[뉴욕=이데일리 지영한 특파원] 뉴욕증시가 18일(현지시간) 상승세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전날 `럭키 세븐` 오름세를 장식한데 이어 이날까지 8일째 랠리를 이어갔다.

경제지표가 좋았다. 매주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발표되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주 연속 감소했다. 필라델피아지역의 3월 제조업 경기가 7개월 연속 확장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경기지표가 개선세를 보였지만 물가지표는 오히려 차분했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개월만에 전월비 상승세를 멈춰섰다. 전날 3월 생산자물가지수가 5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선데 이어 소비자물가까지 주춤하자 투자자들이 크게 반겼다.

그러나 장중에 복병이 찾아왔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재할인율을 추가로 올릴 것이라는 루머가 나돌면서, 연준의 긴축정책이 앞당겨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재할인율(discount rate)은 중앙은행 대출금에 적용되는 금리이다. 즉, 은행들이 시장에서 자금을 제대로 조달하지 못해 자금부족에 빠지면, 최종 대부자인 중앙은행으로 달려가 담보를 맡기고 돈을 빌리게 되는데, 이 때 적용되는 금리가 재할인율이다.

미 연준은 지난 2월18일 이 같은 재할인 금리를 종전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그런데 오늘 월가에서는 재할인율이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고, 주요 지수들이 되밀리면서 장중 혼조세가 연출됐다.

마이클 나스토 US글로벌인베스터스 트레이더는 "재할인율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는 루머가 들리고 있다"며 이 때문에 오늘 주식시장이 장중 되밀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피터 부크바 밀러타박 스트래티지스트는 "재할인율 인상 가능성이 연준에서 새어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그것을 눈으로 봐야만 그 때서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루머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재할인율 인상 가능성은 여러 정황으로 볼 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우선 연준의 향후 출구전략은 연준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듯이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나 자산매각에 앞서 우선 `역환매조건부채권매매`와 `기간물 예치금제도`를 통해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정책이 선행될 전망이다.

이 때 `기간물 예금치금제도`에 자금이 몰리게 하려면 기간물 예금의 금리가 재할인율(0.75%)보다는 낮지만 기준금리(0~0.25%)보다 높은 상태에서 결정돼야 한다. 이에 따라 재할인율과 기준금리간 스프레드(0.5%포인트)를 좀 더 확대될 필요가 있는데, 바로 이 점 때문에 연준이 3~4월중에 재할인율을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하지만 이날 뉴욕증시는 `재할인율 추가 인상` 루머에 잠시 주춤했지만, 장후반 이전 상승폭을 거의 회복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어제와 오늘 발표된 물가지표를 감안하면, 연준이 설사 재할인율을 추가로 올리더라도 금리인상 만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장후반 강화됐기 때문이다.

톰 나이함 크리스티나 뱅크 앤 트러스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오늘 물가지표들은 연준이 금리를 조만간 올리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강화시켜줬기 때문에, 정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