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好실적에도 게걸음 "이유와 전망은"

by지영한 기자
2008.04.11 07:38:04

필립스지분 오버행, 북미환경악화, 2009년 공급과잉 우려 겹쳐
증시전문가 "2009년 공급과잉 지나친 우려는 경계해야"
"오버행 부담풀리면 주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가 작년 지난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주가는 이같은 실적호전 기대감을 반영하지 않고 '게걸음'을 하고 있다.

멀게는 2009년 이후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영향을 미치고 있고, 가깝게는 북미시장에서 일본 소니를 중심으로 TV세트 업체들의 가격인하 공세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LG디스플레이가 IT업종내에서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평가와 함께 '매수' 투자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박상현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1일 LG디스플레의 주가횡보와 관련, "2009년 LCD 업황의 공급과잉 재연과 필립스 지분의 추가 시장 출회 우려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북미 경기침체에 따른 LCD TV 수요 성장률이 둔화된 가운데 선발 TV 세트업체의 공격적인 가격인하 여파도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LG디스플레이의 주요 거래선들의 경쟁력 약화와 TV 패널가격의 대폭 인하 등이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우준식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까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익 증가 속도 둔화는 우려되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1분기 이후 영업이익 증가율은 1~2% 증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또 4분기 이후에는 TV 세트 수요의 피크 이후 비수기 시즌 진입으로 인한 수요 감소, 여기에다 전세계 LCD 업체들의 신규라인이 가동으로 일시적 공급과잉도 예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대부분 LG디스플레이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박상현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북미시장의 경우 하반기 점진적인 소비심리 회복이 전망되고 있는데다, LCD TV 세트가격 하락은 그 만큼 수요 촉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필립스가 북미시장에서 철수하는 반면 유럽시장에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고, LG전자의 공격적인 LCD TV 판매 계획에 따른 수혜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2009년 공급과잉에 대한 지나친 우려도 경계하고 있다. 



현재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한 업체들은 삼성전자 8-2라인 LG 디스플레이 8세대 라인, 대만 AUO와 CMO의 7세대라인 증설 및 8세대 투자, 마쓰시타가 인수한 IPS 알파의 8세대 라인 투자 등으로 이들은 모두 7세대 이상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09년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하지만 우준식 애널리스트는 "2009년 공급과잉에 따른 LCD 패널 업체들의 실적 급락은 지난친 우려"라고 주장했다.

그는 "2009년 연간 공급과잉률은 8.8%수준으로, 2008년 6.0%에 비해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2004년과 2006년의 공급과잉 수준 14.2%, 12.9%에 비해서는 크게 낮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신규 설비의 가동으로 공급부족 수준이 다소 풀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TFT-LCD 공급과잉률이 높아지며 LCD 패널 업체들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던 2004년과 2006년의 상황은 재연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박상현 애널리스트 역시 비슷한 생각이다. "내년 LCD 공급과잉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패널업체들의 자율적인 가동률 조정과 이머징시장의 가파른 수요 확대로 공급과잉 폭은 소폭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이같은 논리를 배경으로 많은 증권사들은 LG디스플레이에 대한 '매수' 투자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2009년 1분기 수익성은 하락이 예상되지만, 이익 수준은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LG디스플레이에 대한 목표주가 7만3000원과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현대증권은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영업이익은 TV 패널의 출하감소와 가격하락으로 전분기 대비 4.8% 감소한 8390억원으로 예상되지만, 3분기에는 다시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패널가격 강세와 LG전자로의 TV 패널 출하확대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8.5% 증가한 91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에 대한 '매수' 투자의견과 적정주가 7만3000원을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CJ투자증권은 매크로경기가 다소 부진하고, 세트업체의 공격적인 가격인하에 따른 거래선의 경쟁력 약화 우려 등을 반영해 적정주가를 6만6000원으로 8.3% 하향 조했다. 그러나 이익 개선 모멘텀이 유효해 '매수' 투자의견은 유지한다고 설명이다.

NH투자증권도 LG디스플레이에 대한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8만1000원을 유지했다. 강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1분기 실적이 예상을 상회했고, 향후 실적전망도 긍정적이란 이유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