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미국의 북한 비방은 유치하다''

by노컷뉴스 기자
2006.01.04 07:17:44

[노컷뉴스 제공] 부시 행정부의 북한 비난 등 대북 외교는 적절치못하며 유치하다고 미국의 유력지가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3일자(미국시간)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린(fleeting) 한국에서의 외교"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을 역겹다고 지칭하기는 쉽고 그렇게 부르면 기분은 좋지만 협상은 어려워지고 좌절하게 된다"며 부시 행정부의 대북 비난을 비판했다.

부시 행정부가 "지난 4년 동안 북한을 끊임없이 비난하는 소모전을 펴는 사이에 북한은 주변 국가를 위협할 수 있는 핵을 개발했다"면서 "최근들어 다시 재개된 부시 행정부의 북한 자극은 6자회담의 불참(boycotting)을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행정부는 지난 여름 북핵 외교의 어려운 길에 나선 결과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해체하고 핵비확산조약(NPT)으로 복귀하겠다는 원칙적 합의를 이끌어냈다"면서 "이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나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에게는 당연히 자랑스런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이후 모든 상황은 악화돼왔고(going downhill), 이는 양측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이 신문 사설은 "북한이 6자회담 공동 성명의 잉크도 마르기전에 경수로의 민수용 문제를 제기하자 미국은 한달도 안돼 북한의 위조지폐 문제를 꺼내 북한 거래 은행(델타방코 아시아)과 북한 무역회사들에 대한 금융 제재를 가했다"면서 "북한의 그런 혐의가 정확하다면 그것은 완벽하게 정당하나 북한과의 협상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또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의 `북한은 범죄정권' 발언처럼 북한 비방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어린이 같은 유치한'(childish petulance) 태도의 표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버시바우 대사의 발언은 정확할지 모르지만 미묘한 외교 협상중에 있는 국가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난 발언을 하는 것은 외교가 아니라"고 못박았다.

버시바우 대사의 발언은 한국에게는 불쾌하게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사설은 이어 "북한은 6자회담 관련 국가들의 분열 전략에 외교적 에너지를 쏟으면서 시간을 벌 여유가 있지만 미국은 그런 사치를 부릴 여유가 없다"면서 "대화가 무한정 교착상태로 빠져드는 것은 단순히 실망적인 것을 넘어 극히 위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무도 북한이 예측불가능하다는데 대해, 핵무기를 만들 수단을 갖고 있다는데 대해 반박하지않지만 큰소리를 치다가 북한을 지난 9월의 베이징 공동 성명에 묶어둘 기회조차 놓쳐버릴 가능성에 대해 세계는 우려하는 것이라"고 이 사설은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