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지나 기자
2025.04.11 01:55:55
[이데일리 정지나 기자]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전날의 역사적 반등을 절반 이상 반납하며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관세에 대해 90일간 유예 조치를 발표했음에도 중국을 상대로 한 고율 관세 유지가 향후 글로벌 경제 둔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 매도에 나섰다.
이날 오후 12시 45분 기준 S&P 500 지수는 4.9%, 나스닥 종합지수는 5.7% 하락했으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1% 가까이 밀렸다.
시장을 끌어내린 주요 종목은 애플(-6%), 테슬라(-10%), 엔비디아(-7%), 메타(-7%) 등으로, 대표 성장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하락폭이 커진 데는 백악관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누적 관세율이 실제로는 145%에 달할 것이라고 확인한 사실이 영향을 미쳤다. 이는 신규 125% 관세에 펜타닐 문제 대응 명목으로 부과된 기존 20% 관세가 더해진 결과다.
이번 하락은 하루 전 나타났던 증시 급반등을 뒤집는 움직임이다. 9일 S&P 500 지수는 하루동안 9% 이상 급등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세 번째로 큰 하루 상승폭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2020년 3월 이후 최대 상승률, 나스닥은 2001년 1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부분 국가에 대한 관세를 90일간 10%로 낮추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기대감 때문이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이번 조치에서 추가 관세가 면제되며 유럽연합(EU) 역시 미국산 제품에 대해 90일 유예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중한 분위기다. 마이클 가펜 모건스탠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유예 조치는 도움이 되지만 근본적인 불확실성을 줄이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톰 리 펀드스트랫 리서치 책임자도 CNBC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은 여전히 위태롭다”며 “연준이 당장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시장은 결국 백악관의 정책 방향성과 펀더멘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