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놓칠라...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 2.4 : 1로 합병

by김현아 기자
2024.08.18 09:00:00

합병회사 CEO는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새 회사 사명 리벨리온..리벨리온 경영진이 1대 주주
SKT는 전략적 투자자로 글로벌 진출 지원
글로벌 AI반도체 경쟁 ‘골든타임’ 사수 총력
연내 통합법인 출범 목표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할 AI 반도체 기업이 연내 출범을 앞두고 있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대표 박성현)과 SK텔레콤(017670)(대표 유영상)은 리벨리온과 SKT 계열사 사피온코리아 간의 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번 합병으로 리벨리온은 사피온코리아와 통합법인을 구성하며, 대한민국 AI 반도체 시장에서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양사는 사피온코리아와 리벨리온의 기업가치를 각각 1:2.4 비율로 평가하고, 합병법인의 기업가치는 1조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합병 이후 존속법인은 ‘사피온코리아’로 유지되지만,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이끌며 새 회사의 사명은 ‘리벨리온’으로 결정됐다. 존속법인이 사피온코리아로 유지되면서 사피온(미국법인)의 전략적 투자 지원을 받게 된다.

SK텔레콤과 AI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SKT 계열사 사피온코리아와 리벨리온 간 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본계약 체결 후 유영상 SKT CEO(사진 오른쪽)와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향후 합병법인을 위한 지속적인 협력을 다짐하며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 사진=SK텔레콤
본계약 체결 후 유영상 SKT CEO(사진 왼쪽)와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향후 합병법인을 위한 지속적인 협력을 다짐하며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 사진=SK텔레콤


이번 계약에 따라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스퀘어로 구성된 사피온 주주진은 합병 전까지 보유 주식 3%를 매각해 리벨리온 경영진이 1대 주주로서 안정적으로 합병법인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또, 합병 이후에는 신설 합병법인의 원활한 경영을 위해 주요 주주들은 일정 기간 상대 동의 없이 주식을 처분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합병법인의 주요 주주는 리벨리온 경영진, 사피온 등이며, KT, 카카오, 싱가포르의 파빌리온 캐피탈, 프랑스의 코렐리아 캐피탈, 일본의 DGDV, 아람코의 CVC인 와에드벤처스 등도 주주다.

SKT는 합병 이후 전략적 투자자로 합병법인의 글로벌 AI반도체 시장 진출과 대한민국 AI반도체 경쟁력 향상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도 사피온의 주주사로서 합병법인을 지원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합병 이후에도 전략적 투자자로서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합병법인은 연내 출범을 목표로 속도전을 펼치고 있으며, 양사는 향후 2년을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리벨리온은 2020년 창업 이래 빠르게 성장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AI 반도체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리벨리온은 박성현 대표과 오진욱 CTO가 2020년 공동 창업한 AI반도체 스타트업으로, 설립 3년 만에 2개의 칩을 출시하고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누적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대한민국 대표 AI반도체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해 왔다. 리벨리온은 AI반도체 ‘아톰(ATOM)’의 양산에 이어,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반도체 ‘리벨(REBEL)’을 출시할 예정이다. ‘리벨’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지원하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피온코리아는 2016년 SKT 내부 연구개발 조직에서 출발해 분사된 AI반도체 전문기업이다. 2020년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를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차세대 AI반도체 ‘X330’을 공개하는 등 고성능 AI반도체를 개발해왔다.

유영상 SKT CEO는 “본계약 체결로 SKT가 구축중인 AI 밸류체인 3대 영역 가운데 하나인 AI 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SKT는 앞으로도 글로벌 AI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선제적인 투자와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이번 합병계약 체결은 대한민국 AI반도체의 도약을 위해 국가 차원의 총력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하에 양사의 투자자와 주요 사업 파트너 등의 대승적 결단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본게임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치열한 AI반도체 전쟁 속에서 대한민국 대표의 저력을 발휘해 글로벌 AI반도체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고 밝혔다.

본계약 체결 후 유영상 SKT CEO(사진 오른쪽에서 3번째)와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사진 왼쪽서 3번째)가 향후 합병법인을 위한 지속적인 협력을 다짐하며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 사진=SK텔레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