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반등 기미 안 보이는 패닉장…다우 6거래일째 하락
by김정남 기자
2022.05.13 06:09:42
장중 줄곧 약세 기운 미 증시 3대지수
4월 PPI 11%↑…인플레 공포 더 커져
빅테크 주가 또 하락…가상자산 패닉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혼조를 보였다. 주요 3대 지수가 장중 상승과 하락을 오가며 롤러코스터를 탄 끝에 나스닥 지수만 소폭 반등했을 뿐 전반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였다. 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면서 시장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기류다.
12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3% 하락한 3만1730.30에 마감했다. 최근 6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다우 지수는 이날 오전 11시께 잠시 상승 전환했고, 줄곧 하락세를 탔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3% 내린 3930.08을 기록했다. 연중 최저치다.
다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06% 소폭 오른 1만1370.96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오후장 내내 약세를 보였지만 장 막판 반등하며 상승 전환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24% 반등했다.
개장 전 나온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보고서는 인플레이션 공포를 키웠다.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4월 P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1.0%를 기록했다. 노동부가 2010년 11월 관련 통계를 산출한 이후 가장 높았던 지난 3월(11.5%)보다는 0.5%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별 의미가 없을 정도로 높다.
PPI는 생산자의 판매가격에 의한 물가지수를 말한다.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소매물가라고 하면, PPI는 도매물가 격에 해당한다. 4월 CPI 상승률이 8.3%까지 오른데 이어 PPI의 경우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는 더 커질 전망이다. 기업들은 오르는 비용 부담을 소비자 판매가격에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 추후 CPI가 계속 고공행진을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물가 폭등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는 더 커졌고, 3대 지수는 줄곧 약세를 보였다. 바이털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 창립자는 “주식들은 곳곳에서 매도에 몰리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는 점점 더 침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SYZ 프라이빗뱅킹의 루크 필립 투자대표는 “시장은 중앙은행들의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이 적어도 급격한 경기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장주’ 애플 주가는 이날 또 2.69%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2.00%), 알파벳(구글 모회사·-0.70%), 테슬라(-0.82%), 엔비디아(-2.74%) 같은 다른 빅테크주 역시 떨어졌다.
국채금리는 PPI 지표가 나온 이후 줄곧 하락(국채가격 상승)했다.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2.815%까지 떨어졌다. 금융시장의 공포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살아난 것이다.
가상자산 가격은 또 떨어졌다. 시황 분석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24시간 내 2만6350.49달러까지 내렸다. 한국산 가상자산 루나와 테라USD(UST)를 발행하는 블록체인업체 테라폼랩스는 가격 폭락 사태로 인해 거래를 일시 중단했다가 재개하는 등 패닉에 빠졌다. 루나와 UST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가상자산이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1.56% 내린 7233.34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0.64%,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01% 각각 하락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0.94% 내린 3613.43에 장을 마쳤다.
이 와중에 국제유가는 또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4% 오른 배럴당 106.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가 전년 대비 하루 34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4월 전망치보다 30만배럴 낮춘 것이다. OPEC가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음에도 유가는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