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관용 기자
2021.05.12 05:30:00
육군 병참병과 여군장교 모임 ''다룸회''
활동 회원 170여명, 여군장교 대부분 가입
초급장교 때 가입 독려, 회비 및 정기 모임
남성 제외 특정 조직, 병과 인사 개입 가능성
육군 "군 내 사조직 아닌 친목 모임" 주장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 내 ‘사조직’으로 보이는 특정병과 여군 모임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제보와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육군 병참병과 내 여군장교들로 구성된 ‘다룸회’라는 모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룸회는 ‘물건을 다루다’에서 가져온 명칭이라고 한다.
이 조직은 1990년대 초반 병참병과 내 여군장교가 처음 임관하면서 당시 병과장 제안으로 모임을 갖게 된 게 시초다. 몇 명 안되는 선후배들끼리 시작했지만, 지금은 170여명을 보유한 조직으로 커졌다. 현재 육군 병참병과 내 여군장교는 180여 명이다.
이들은 SNS 채널인 ‘네이버 밴드’를 통해 활동한다. 월 1회 1만원의 회비도 납부한다. 이는 신규 임관자 축하 선물과 경조사 등에 사용된다. 회원의 지휘관 취임 시 ‘축하난’을 보내고, 출산시 출산격려금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10월경 전체 대면 모임을 개최한다. 주기적으로 지역별 모임도 갖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원 가입은 신임장교가 양성되는 육군종합군수학교 병참교육단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제보 내용에 따르면 이곳에서 근무하는 여성 교관들이 신임 여군 소위들에게 다룸회를 소개하고 가입을 독려한다고 한다.
다룸회는 상대적으로 소수 병과의 여군장교 모임이라 역사적으로 문제가 된 ‘하나회’ 등의 사조직과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통상 군 내 사조직은 특정한 일부 인원으로 구성돼 가입 및 탈퇴가 제한되고, 집단 내 보직·진급·교육 등에서 조직원의 사익을 추구한다.
이 때문에 육군 측은 다룸회의 경우 사조직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병참병과 내 모든 여군장교에게 문호가 개방돼 있고 자유의사로 가입 및 탈퇴가 가능하며 친목 모임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주요 직위자나 지휘관 및 부서장이 같은 모임에 있는 후배 회원을 상대적으로 더 배려하고 챙기는게 인지상정”이라면서 “병과 내 인사의 공정성을 저해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참여하지 못한 남성 군인들이 보직이나 인사 평정 등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될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개인적 친분 관계가 인사에 반영되는 ‘정실주의’ 가능성이다.
이에 따라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은 부대 내에서 파벌을 형성하거나 조장하는 행위와 부대 단결을 저해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군 수사당국은 다룸회 관련 내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가 시작되자 중령 이상 회원들은 다룸회에서 탈퇴했다고 한다. 거뒀던 회비도 현재 70~80% 가량 회원들에게 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예비역들의 반대로 모임 해체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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