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0.11.01 08:14:4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관절염’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우리는 익숙하게 무릎을 떠올린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년층에게 일상적인 질병이며 그에 대한 관심도 다양하다. 실제 통계만 살펴봐도 무릎관절염의 유병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나 모든 관절염이 ‘무릎’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무릎’ 대신 ‘발목’에 관절염을 안고 산다. 그리고 두 병은 관절염이라는 이름만 빼놓고는 발병 원인도 그 치료방식도 다르다.
무릎 관절염은 주로 노화에 의해서 발생한다. 전체 환자의 80% 이상이 50대를 넘는다는 사실이 그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발목 관절염 환자의 80%는 외상에 의해서 발생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발목인대가 파열되었거나 골절 등이 생겼을 때 이를 방치했을 경우 발목관절염으로 악화되는 것이다. 그래서 발목관절염 환자는 무릎관절염과는 다르게 2~30대 환자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증상에도 차이가 있다. 무릎관절염은 초기부터 통증이 심하고 앉았다 일어나거나 걸을 때 문제가 있음을 바로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병원을 빨리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발목관절염의 초기 증상은 무릎관절염보다는 뚜렷하지 않다. 통증은 간헐적으로 발생하지만 걷지 못한다거나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차이는 환자들이 두 병을 다른 태도로 바라보게 만든다. 무릎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이를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여기지만 발목관절염은 병원을 찾기는커녕, 그런 병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발목관절염은 노화에서 비롯되는 퇴행성 무릎 관절염과는 그 원인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바꾸어 말하면 발목 염좌 같은 부상을 임의로 방치하다보면 젊은 나이에도 발목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에만 약 130만명 이상이 발목염좌로 병원을 찾았다. 흔히 ‘삐었다’고 표현되는 발목염좌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서 발생된다. 하지만 그렇게 흔한 부상인 만큼 환자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찜질이나 진통소염제 등으로 버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연세건우병원 최홍준 원장은 “발목 관절염 환자의 병력을 조사하다 보면 적어도 4~5번 발목염좌를 겪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발목염좌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은 경험자는 30%도 되지 않는다”면서 발목염좌의 방치를 발목관절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최 원장은 “발목염좌는 단순히 발이 붓고,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끝이 아니라 인대가 늘어거나, 부분파열·완전파열 될 수 있다”며 “손상된 인대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되지 못해서 발목이 쉽게 다시 접질리는 ‘발목 불안정증’으로 진행될 수 있고 여기서 더 방치하게 되면 발목 연골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골 손상은 발목 관절염으로 진행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발목관절염이 대부분 염좌나 골절 등의 외상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발목 관절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상을 막는 것이다. 발목 주변 근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에 계단을 자주 오르거나 발뒤꿈치를 땅에 닿지 않게 올렸다 내리기, 발의 오목한 부분에 탄력 밴드를 걸어서 당겨주는 운동 등이 발목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최 원장은 “사고의 예방도 중요하지만 사고 이후의 빠른 대처도 매우 중요하다. 발목이 다치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지만 그 시기를 놓치더라도 발목에 지속적인 통증이 있으면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발목관절염도 초기에 발견한다면 정상에 가까워질 만큼 회복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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