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리포트]코로나 재확산에 셈법 복잡해진 유통업종

by유현욱 기자
2020.09.06 07:30:00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에 유불리 따지고
''이른 추석'' 대목 소비로 이어질까 ''촉각''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7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은 대체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한 수준이었으나, 8월 중순 이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수요 측면의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외부활동과 추석 선물세트 수요 예측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일 이런 글귀로 시작하는 유통/음식료 산업 브리프(코로나19 재확산과 3분기 수요 중간 점검)를 내놨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불리는 수도권 방역 강화 조치를 일주일 연장함에 따라 이번 주 ‘다시보는 리포트’로 선정했다.

박 연구원은 “주요 유통업체의 7월 매출 성장률은 대체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며 “백화점과 편의점은 6월 대비 매출 성장률이 개선됐고, 할인점은 장마 영향으로 6월과 유사한 수준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백화점과 편의점의 상품믹스(구성) 개선 속도는 여전히 아쉬운 상황”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피해가 컸던 패션잡화, 가공식품 카테고리의 매출 흐름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외부활동 관련 소비의 회복 속도는 다소 정체된 와중에 8월 중순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3분기 수요 전망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본래 올해 3분기는 ‘이른 추석’ 선물세트 매출 영향과 제조업체들의 9월 영업일 수 증가 영향으로 인해, 캘린더 효과 측면에서 유통/음식료 업체들에 긍정적인 분기였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람들의 외부활동에 불확실성이 생긴 데다 언택트(비대면, 비접촉) 영향으로 추석 선물세트 수요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업체들의 3분기 매출 전망치가 일부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기본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은 내식과 식료품 사재기 수요를 증가시키고, 외부활동과 외식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3단계 격상이 아니라 2.5단계 연장으로 결정되면서 올해 2~4월 식료품 사재기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을 낮아졌다.

추석선물세트를 판매하고 있는 롯데마트 직원들의 모습. (사진=롯데쇼핑)
또 다른 변수는 추석 선물세트 수요다. 추석 명절 때 왕래가 줄어들면 선물세트 소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느냐가 관건이다. 현재로서는 긍정적인 면이 부각되고 있다. 주요 할인점은 사전예약 물량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롯데마트는 8월 13일부터 31일까지 보름 동안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 실적은 전년 대비 29.4% 신장했다고 밝혔다. 이마트(139480)에서도 비슷한 기간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출은 57% 신장했다.

박 연구원은 편의점의 경우 3분기 증익 가시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우선 장마 영향으로 7~8월에 동일점 매출 역신장이 불가피하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에 따른 유불리는 혼재돼 있다. 도심 내 유동인구 감소로 부정적인 효과를 배제할 수 없는 반면 커피 전문점 내 착석이 금지되면서 일부 매출이 편의점으로 넘어오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음료/주류 업종은 업체별 차별화를 예상했다. 그는 “시점점유율이 있는 매일유업(267980)과 하이트진로(000080)의 실적은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증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신제품(셀렉스)의 성장과 이커머스 채널 비중 확대로 인해, 주요 경쟁사 대비 양호한 매출 성장률이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작년에 출시한 신제품 테라와 진로의 매출 성장세 덕을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