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종오 기자
2020.06.15 00:11:00
[회계 바로보기]
재무제표 주석 이용 불편…편의성 제고해야
다른 정부 사이트처럼 ''하이퍼링크'' 기능 도입 필요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재무제표 주석을 찾아 읽는 게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닙니다. 정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보니 컴퓨터 마우스 휠을 굴리느라 손가락 관절염이 걸릴 판이에요.” (개인 투자자 A씨)
기업 재무제표 주석의 중요성에 비해 투자자·채권자 등 정보 이용자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시대에 뒤떨어진 공시 시스템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행 기업 회계 기준서(제1001호)는 재무제표 주석에 △기업이 재무제표 작성에 적용한 회계 정책 △재무상태표·손익계산서·현금흐름표 등 주요 재무제표의 보충 정보 △우발 부채 및 재무제표에 기재하지 않은 계약 정보 등을 담도록 하고 있다.
한 예로 삼성전자(005930)의 지난해 사업 보고서 속 재무제표 주석은 현금·재고 등 회사의 각종 자산, 차입금, 성격별 비용 등 모두 34개 항목의 정보를 담고 있다. 기존 재무상태표·손익계산서 등에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못한 회사의 자산·부채 변동 내역, 세부 비용 발생 현황 등을 설명하는 핵심 정보다.
문제는 정보 이용자 관점에서 주석을 찾아보기가 불편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매출채권(제품·서비스를 제공하고 회수하지 않은 외상 대금)의 세부 변동 현황은 주석의 55페이지에 나온다.
반면 회사가 매출채권을 계산할 때 적용한 회계 정책에 관한 설명은 27페이지에 담겨 있다. 회계 정책 내용은 대부분 주석 앞머리에 모여있어서 개별 주석을 읽다가 앞장을 다시 찾아봐야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렇다 보니 재무제표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가 정보 찾기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이런 불편함 때문에 ‘검색어 찾기’ 기능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애초 정확한 검색어를 모르면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없는 만큼 이용에 제한이 큰 편이다.
전문가들은 재무 정보 공시 시스템의 기능이 일반 웹사이트보다 훨씬 뒤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정보·기술(IT) 기능을 활용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기보다 과거 종이 보고서 시절의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은 정부가 운영하는 다른 정보 제공 시스템도 이보다 기능이 훨씬 낫다.
예를 들어 법제처의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특정 법령을 검색하면 세부 법 조항과 연결되는 다른 법·시행령·시행규칙 등을 한 번에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이퍼 링크’(컴퓨터 마우스로 특정 단어를 클릭하면 이와 관련된 웹사이트나 문서로 이동하는 것) 기능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만약 정보 이용자가 자본시장법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이라는 문구를 읽다가 그 의미가 궁금해서 ‘대통령령’을 마우스로 누르면 자본시장법 시행령의 해당 조항이 담긴 별도 인터넷 창이 열리는 식이다.
재무제표 주석에도 이런 기능을 적극 도입해 정보 이용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오명전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재무제표의 자산·부채 등 일반 계정 과목과 이를 자세히 설명한 주석, 회계 정책 등을 같이 비교하면서 볼 수 있다면 정보 이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시 시스템을 담당하는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며 “현행 회계 기준의 재무제표 기재 형식, 작성 요령 등을 살펴보고 시스템 개선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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