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F10th]장병규 위원장 "경제는 심리, 낙관적으로 바라봐야"

by김용운 기자
2019.06.14 05:58:00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연사로 참석
''다시 그리는 한반도 경제지도'' 세션에서 대담
4차산업혁명, 한국경제상황 등 현안에 입장 밝혀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세션5에서 ‘다시 그리는 한반도 경제지도’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한반도, 혼돈과 위기를 넘어서’란 주제로 진행된 이틀간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둘째 날에는 ‘경제전쟁, 무엇을 얻어낼 것인가’란 주제로 경제·산업영역에서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용운·김영환·김범준·이슬기 기자] “결국 경제는 심리다.”

문재인정부의 4차산업혁명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현재 한국경제 상황에 대한 ‘낙관적 인식’을 강조했다. 또한 3년전 알파고의 등장 이후 인공지능(AI)이 점차 생활 속에 빠르게 안착했다고 강조하며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급격한 과학발전 속도가 바로 4차산업혁명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도심에서의 자율주행차 상용화는 5년 안에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아울러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FIFA가 주관하는 대회 결승에 오른 U-20 축구 대표팀의 에이스 이강인 선수를 언급하며 경제운용에서 톱다운 형식보다는 자율적인 리더십 주도의 경제운용이 시대의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장 위원장은 13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둘째 날 ‘신냉전시대 갈림길, 기업의 셈법은?’이란 주제 하에 진행한 다섯 번째 세션 ‘다시 그리는 한반도 경제지도’에서 발제자로 참석해 4차산업 발전과 한국의 경제상황 변화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밝혔다.

먼저 장 위원장은 ‘4차산업혁명’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정부의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단기적으로는 인공지능의 출현이고 중장기적으로는 과학기술의 유례없는 빠른 발전속도라고 설명드린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알파고를 AI의 예로 들면서 “알파고가 이세돌 기사를 이겼을 때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생각에 집에서 혼자 소주 한 잔을 마셨다”며 “이세돌 기사는 인공지능으로 바둑을 이긴 마지막 인류로 기록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장 위원장은 “당시 ‘이제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겼으니 바둑이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궁금증을 가졌다”며 “현 시점에서 알파고와 이세돌 기사와의 대국은 불과 3년전에 일어난 일이었고 이후 인공지능을 활용한 바둑계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돼 이제는 인공지능을 가지고 기사들이 바둑 연습을 하고 대국을 두는 기사들의 승률 예측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알파고의 예로 봤을 때 과학기술의 속도가 이렇게 빨라졌다”며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현재 과학기술 발전 상황을 환기시켰다.



최근 택시업계의 반발로 사회적으로 쟁점이 된 공유서비스인 ‘타다’ 관련한 의견도 피력했다. 장 위원장은 “미국 애리조나주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상용화 된만큼 도심에서의 자율주행차 주행은 5년 안에 가능하다고 전망한다”며 “타다 논쟁의 본질은 자율주행으로 운전기사가 아예 없어지는 세상이 올거라는 보는 관점에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편익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여부를 묻는게 ‘타다’논쟁의 생산적인 방향이라는 것이다.

장 위원장은 한국경제의 미래먹거리에 대해서는 이강인 선수의 별명을 예로 들며 경제현장에서의 ‘리더십’ 변화부터 주문했다. 장 위원장은 “생뚱맞긴 하다”고 운을 뗀 뒤 “최근 U-20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결승에 올라 많은 일이 있었다”며 “특히 팀이 결승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강인 선수와 이강인 선수의 별명인 ‘막내형’이 많이 회자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이강인 선수의 별명을 언급한 이유에 대해 “70·80년대 한국경제 발전 방식은 톱다운의 정부주도 계획 방식이었다”며 “당시처럼강력한 콘트롤 타워를 기반으로 한 일률적인 경제운용 방식이 1인당 GDP 3만달러 시대에 접어든 한국경제에 아직도 유효한 방식인를 먼저물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인이 20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의 막내이지만 팀 내에서 자율적으로 리더십을 인정받아 ‘막내형’이란 애칭이 붙은 것처럼 경제현장에서도 과거의 연공서열에 근거한 획일적 리더십 대신 자율성을 근거에 둔 리더십이 등장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 위원장은 “비메모리나 바이오헬스 분야 등은 규모도 크고 국가에서 도와줘야 하는 부분도 명확하다. 여전히 국가의 도움으로 톱다운의 획일적 방식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스타트업 업체처럼 개인의 재량과 자율이 필요한 기업이 있다. 다양한 형태의 산업, 회사, 노동형태가 나오는 게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부연했다.

장 위원장은 침체를 우려하는 한국경제의 앞날에 대해서는 “결국 경제는 심리다”며 “낙관적으로 생각하면 잘 풀릴 문제가 비관적으로 생각하면 잘 풀리지 않는만큼 우선 개개인들이 가끔 하늘을 보면서 각박함을 벗어나 여유를 찾다보면 그런 미시적인 움직임이 결국 거시적으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이날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과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학교 정치경제학부 교수와 함께 ‘다시 그리는 한반도 경제지도’를 주제로 대담을 나눴으며 게임중독 등 게임산업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장 위원장은 1996년에 1세대 포털 네오위즈 공동 창업을 시작으로 검색업체 첫눈, 서바이벌 슈팅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선보인 블루홀, 스타트업 투자사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까지 네 차례의 창업을 모두 성공시켰다.

특히 ‘배틀그라운드’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1조원을 기록했다. 문재인정부가 출범시킨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장관급인 위원장으로 임명되어 공직에 나섰다. 지난해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수행단 자격으로 북한에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