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서도 목사 찾은 MB, "그렇게 신앙심이 깊은데…"
by장영락 기자
2019.03.11 05:00:00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 생활 당시에도 종교에 크게 의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는 10일 이 전 대통령 수감 당시 구치소를 찾았던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의 발언을 바탕으로 이같은 내용을 단독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목사는 이날 오전 있었던 경기 수원시 영통구 안디옥교회 예배에서 이 전 대통령과 관련한 일화를 공개했다. ‘접견실이 좁아 내가 오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 전 대통령이 “손주는 못 와도 김 목사는 와서 예배드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하더라‘는 것이 그 내용이다. 그 정도로 이 전 대통령이 종교에 크게 의지했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구치소 측에서 자신에게 방문을 요청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구치소장이 자신에게 “목사님 자주 오세요. 목사님이 다녀가면 대통령께서 잠도 잘 주무시고 말씀도 늘어나고 식사도 잘하니까”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실제 김 목사는 이 전 대통령 수감 후 매주 구치소를 찾아 20분씩 예배를 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보석으로 석방된 뒤에도 김 목사의 접견 허가 요청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보석 허가 조건으로 이 전 대통령이 배우자 및 직계 혈족의 배우자, 변호인을 제외하고 만나지 못하도록 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진 뒤 시민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관련기사에는 이 전 대통령의 신앙심을 비꼬는 내용의 댓글이 큰 호응을 얻었다. 한 누리꾼은 “그렇게 신앙심이 깊은 장로님이 왜 사기 치고 죄 저질러서 법정에서 유죄를 받았느냐”고 되물었다. 또다른 누리꾼은 “나도 교인이지만 저건 자기 위로를 위한 이기적 행동일 뿐 신자의 모습이 아니다”며, 이 전 대통령의 신앙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개신교 원로인 김 목사는 이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김 목사는 이 전 대통령 외에도 역대 대통령들과 교분을 맺는 등 정치권과 가까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유신을 옹호하는 강연을 수차례 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에는 군부독재를 지지하는 언행을 한 것이 알려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최근에는 이 전 대통령의 재판을 ‘예수의 고난’에 빗대어 빈축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