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②웹에 데이터·SW저장..AI 성능 좌우할 '핵심 플랫폼' 진화했죠

by김혜미 기자
2018.11.12 05:00:01

인공지능이 학습할 데이터 클라우드로 관리해야 효율↑
SW·앱 개발환경 지원부터 얼굴인식 기술 활용 車까지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스마트폰 이용자라면 누구나 ‘클라우드’라는 말을 한 번은 들어봤을 겁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면 삼성 클라우드, 애플 아이폰을 사용한다면 아이 클라우드가 되겠죠. 일단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메일계정으로 몇 가지 셋팅을 하고 나면 ‘클라우드 계정 용량을 얼마 제공해드리겠으니 이용하겠느냐’는 질문에 답한 적이 아마 한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사용자에 따라 누군가는 실시간으로 스마트폰과 클라우드를 연동시키고, 다른 누군가는 일정한 시간을 지정합니다. 물론 이용하지 않을 수도 있죠. 그런데 클라우드를 사용한다면 매우 편리하다고 느낄 때가 바로 새 스마트폰을 받았을 때입니다. 그저 클라우드에서 불러오기만 하면 내가 이전에 해둔 설정 그대로 모든 데이터를 옮겨와주죠. 심지어 문자메시지까지도 고스란히 되살아납니다. 개인들이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란 이 정도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클라우드라는 게 개인이 아닌 기업으로 가면 이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이제 클라우드는 그냥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신속히 분석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하려면 클라우드화(化)가 필수적인 것으로도 여겨집니다. 도대체 클라우드가 뭐길래, 왜 그래야 하는 것일까요?

좀 진부하지만 알파고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요. 2016년 알파고가 등장해 이세돌 9단을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었던 데는 바둑 기보 16만건의 학습이 기반이 됐습니다. 16만건의 데이터를 모으고 학습해서 순식간에 가장 유리한 수를 두니 이세돌 9단이라고 해도 당해낼 재간이 없었던 거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목적에 맞는 데이터를 대량으로 모으는 것입니다. 알파고는 ‘바둑 기보’라는 데이터를 모아 이세돌 9단을 ‘이긴다’는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이처럼 데이터를 모으고 활용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용량의 저장공간이 필요한데 개별적으로 구축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빌려쓸 수 있는 클라우드라는 저장공간이 필요한 겁니다. 이렇게 해서 클라우드는 빅데이터와 그 데이터로 구현하는 AI(인공지능)의 기반이 됩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그럼 클라우드를 좀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클라우드는 크게 ‘프라이빗’과 ‘퍼블릭’으로 나뉩니다. 프라이빗은 특정 기업 내부 구성원에게만 제공되는 폐쇄형 서비스를, 퍼블릭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개방형 서비스를 말합니다. 프라이빗은 내부 구성원들끼리만 사용할 수 있지만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유지보수를 위한 인력과 비용이 꾸준히 투입됩니다. 그래서 이런 부담을 덜기 위해 업무에 따라 프라이빗과 퍼블릭을 혼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라고 합니다.

서비스 형태에 따라서는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따라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인프라)와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PaaS(Platform as a Service; 서비스형 플랫폼) 등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IaaS는 클라우드를 통해 스토리지 저장공간과 네트워크 자원, 서버 자원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무슨 소리냐면, 컴퓨터 CPU(중앙제어장치)나 하드웨어 등을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로 제공하는 모델로, 가상서버나 온라인 스토리지를 말하는 것이죠. 아마존의 AWS가 이에 해당합니다.

SaaS는 클라우드를 통해 응용 SW 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주로 업무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기능을 인터넷 등을 통해 필요한 만큼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죠. 필요한 모든 기능을 라이선스별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기간 만큼만 임대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애크로뱃 리더 PDF와 포토샵 등으로 유명한 어도비의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CC)가 있습니다. 어도비는 지난 2013년부터 포토샵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모두 디지털 버전으로 전환하고 회원제 형태 서비스를 도입해 매출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PaaS는 클라우드를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테스트 환경, 데이터 서비스, 미들웨어 등을 제공하는 형태입니다. 기업 고유의 애플리케이션 실행 환경이나 개발 환경을 서비스로 제공, 필요한 응용 프로그램을 짧은 시간 내에 서비스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PaaS의 예로는 전통적인 ERP(전사적자원관리) 업체 SAP의 ‘SAP 레오나르도’를 들 수 있습니다. 레오나르도는 SAP의 IoT(사물인터넷) 솔루션 브랜드로 사람과 사물, 상품, 자산, 인프라, 자동차, 마켓 등을 연결하고 다양한 IoT 환경의 애플리케이션, 빅데이터 애플리케이션, 연결성을 통합하는 솔루션입니다.

클라우드 초기에는 아마존을 비롯한 업체들이 IaaS에 주로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클라우드의 개념이 확대되면서, SaaS나 PaaS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상탭니다.

클라우드는 이제 저장공간을 빌려쓰는 데서 벗어나 AI 기술을 더한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발달하고 있습니다. AI 투자가 필요한 기업 입장에서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들여옴으로써 더 쉽고 빠르게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되는거죠.

기아자동차(000270)가 올초 CES2018에서 공개한 ‘얼굴 분석 및 음성 서비스를 이용한 자동차 로그인 기능’은 아마존의 AI 이미지 분석 및 동영상 분석 서비스인 ‘아마존 레코그니션’과 음성서비스인 ‘아마존 폴리’를 활용해 개발한 것입니다. 기아차는 아마존 레코그니션 같은 AI를 통해 더욱 쉽게 고객의 운전 경험을 개인화하고, 선호도에 따라 차량 환경을 설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클라우드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은 아마존 뿐 만이 아닙니다. MS와 구글 등 많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이제 플랫폼에 AI 기술을 더해 기업 경쟁력을 높여주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죠.

클라우드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근간이 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매출 성장률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 3분기 아마존과 구글, MS(마이크로소프트)의 합산 클라우드 매출액은 199억달러(한화 약 22조4671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33.4% 성장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앞으로도 전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연평균 20% 수준의 성장률이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