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팔자걸음. 양반다리... 허리통증 유발, 척추관협착증 불러
by이순용 기자
2018.10.30 02:37:52
[이학선 바른세상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직장인 박(여· 30)모씨는 어려서부터 몸에 밴 팔자 걸음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일자로 걸어보려고 노력을 해봤지만 걷는 내내 신경을 쓰지 않으면 자연스레 팔자걸음으로 걷게 됐다. 팔자걸음은 미관상 좋지 않기도 하지만 문제는 허리 통증이다. 파스를 붙이고, 마사지 등 자가 치료를 해도 허
리 통증이 지속되자 박 씨는 자세 교정과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박 씨는 ‘척추관 협착증’이라는 진단에 당황했다. 평소 양반다리고 앉는 습관도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팔자걸음은 선천적으로 고관절이 바깥쪽으로 틀어져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박 씨와 같이 잘못된 자세의 생활 습관이 원인이 된다. 평소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경우가 많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팔자걸음으로 걷고 있을 확률이 높다. 우리나라와 같이 좌식 생활 문화에서는 양반다리를 하고 바닥에 앉는 것이 편하게 느껴지지만 척추 건강에는 악영향을 끼친다. 다리를 15도 이상 넓게 벌리고 걷는 자세는 무의식적으로 다리에서 안정감을 찾으면 허리에 부담을 준다. 이는 허리 통증을 유발하고 지속되면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척추관 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의 공간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좁아지면서 신경근을 압박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노화로 인한 퇴행성 원인인 경우가 많아 50대 이상의 환자가 대부분 이지만 박 씨와 같이 평소 잘못된 자세가 지속될 경우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초기에는 과한 운동을 제한하고 약물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로도 호전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의 통증과 함께 엉덩이, 다리의 통증과 저림 증상을 동반하는 게 주요 증상이지만 심한 경우 마비와 경련 등 감각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평소 잘못된 자세나 생활 습관을 방치하지 말고 교정해야 하고, 통증이 발생했다면 참기 보다는 병원을 찾아 초기에 치료 받는 것이 만성통증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척추관 협착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바른 자세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 바르게 걷기 위해서는 복숭아뼈와 골반, 귀와 어깨가 일직선이 되도록 서고 무릎은 정면을 향하도록 한다. 등을 곧게 편 상태로 체중을 발뒤꿈치에서 발바닥 전체, 엄지발가락 쪽으로 이동시키고, 두 발은 11자를 유지해 바깥쪽이나 안쪽으로 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평소 팔자걸음과 양반다리로 앉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교정을 위해 무릎을 꿇고 앉거나 안짱다리로 걷는 것이 도움이 되며 척추에 부담을 주지 않는 걷기, 수영 등의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