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꿈의 시총' 1조弗 고지 넘었다

by이준기 기자
2018.08.03 05:48:20

창업 42년 만.."독창적 기술 개발 덕분"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대장주 애플의 주가가 2일(현지시간) 드디어 시가총액 1조 달러(1129조원)를 넘어섰다. 1976년 고(故) 스티브 잡스가 스티브 워즈니악, 로널드 웨인과 손잡고 아버지의 차고에서 창업한 지 42년 만이다.

이날 애플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92% 오른 207.39달러를 기록해 ‘꿈의 시총’이라 불리는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달 31일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2분기(미 회계기준 3분기) 실적 발표 후 이틀 만에 주가가 9% 가량 오르면서 역사를 새로 썼다. 올해에만 22% 뛰었다. 이로써 애플의 시총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서 4%를 차지하게 됐다.

블룸버그와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끊임없는 독창적 기술 개발 끝에 마침내 재정적 결실을 맺게 됐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9년째 이어지는 주식 시장의 호황이 만들어낸 결과다.

맥PC 판매로 시작한 애플은 그간 부침을 겪으면서 발전해왔다. 1997년 한때 주식이 1달러 미만에 거래돼 파산 직전까지 몰린 적도 있다. 결정적인 반전은 2007년 6월 아이폰 출시다. 불과 1년 전인 2006년 매출 200억 달러, 순이익 20억 달러에 머물렀던 애플이 고공 성장을 지속한 배경이 됐다. 잡스가 2011년 10월 56세를 일기로 눈을 감은 이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팀 쿡은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애플의 질주를 지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쿡이 애플 시총 상당액을 창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애플의 아성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애플을 비롯해 아마존,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1조 달러’ 최초 가입을 두고 각축전을 벌여 왔다. 하지만 2위인 아마존조차 애플과 1200억달러 격차가 벌어져 있는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뉴욕 애널리스트들의 진단이다.

라이언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샌더 리드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의 많은 현금과 강력한 구매력이 주가를 전반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에선 애플의 질주가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실적 부진 및 사용자 수 급감으로 촉발된 주가 폭락 사태로 충격을 받은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한편, 위기의 기술주를 되살릴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사상 처음으로 시총 1조달러를 달성했던 기업은 중국 국영 석유업체인 페트로차이나로 지난 2007년 중국 증시에 상장 당시 1조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추락하면서 다시 시총 1조 달러를 고지를 밟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