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사가 집으로, 완성옷은 택배로…패션, O2O를 입다

by성세희 기자
2018.05.01 06:00:00

옷 사러 백화점 가던 시대는 갔다…아마존 필두로 찾아가는 서비스
LF, 온·오프 연계된 맞춤 정장·맞춤 구두 제작
패션기업 세정·한섬, 미리 입어보는 온라인 서비스 출시

LF몰 이테일러 서비스에 쓰이는 벤 승합차. (사진=LF)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패션업계가 달라지는 소비자 구매 성향에 따라 새로운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온라인 구매 고객이 급증하자 패션업계는 오프라인과 연계한 다양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1일 LF에 따르면 남성복 브랜드 맞춤 제작 서비스 ‘이-테일러(E-tailor)’ 고객 수가 지난해보다 50% 증가했다. 이-테일러는 지난해 5월부터 LF가 닥스 남성과 마에스트로, 질스튜어트 뉴욕 등 남성복 브랜드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O2O 서비스다.

LF몰은 온라인에서 가장 구매하기 까다로운 품목이 남성 정장이라는 고객 성향을 분석해 온라인 쇼핑몰 중 최초로 이 서비스를 론칭했다. 고객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정장 재단사(Tailor)가 해당 고객을 방문한다. 이 재단사는 신체를 측정하고 고객과 상담해 제작 과정을 거쳐 완성된 정장을 고객에게 직접 전달한다.

‘이-테일러’ 서비스는 LF몰 모바일 앱에서 이름과 연락처만 입력하면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담당 재단사는 사흘 안에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방문한다. LF몰은 초대형 벤을 개조한 ‘이 테일러 차량’을 준비해 전문 상담 공간도 별도로 마련한다. 기존 고객은 본인 정보를 활용해 모바일 앱에서 선호하는 원단만 선택하면 간편하게 맞춤 정장을 주문할 수 있다.

LF는 마에스트로 등 남성복 브랜드를 대상으로 O2O 맞춤 제작 서비스 ‘이-테일러’를 시작했다.(사진=LF)
LF는 옷 외에 신발도 온라인으로 주문·제작하는 서비스를 선보여 호평받았다. 신발 전문 편집숍 라움 에디션은 온라인 신발 주문생산 플랫폼 ‘마이 슈즈룸(My Shoes Room)’을 운영한다. 지난해 10월 LF몰에서 첫선을 보인 ‘마이 슈즈룸’은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신발만 생산하는 서비스다. 생산자는 불필요한 재고 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소비자는 재고 비용이 제거된 가격으로 가치 있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지난해 처음 시작한 ‘마이 슈즈룸’은 질바이질스튜어트의 앵클 부츠와 바부슈(발 뒤축을 꺾어 신는 신발) 등 총 4종을 기획해 주문을 받았다. 첫 프로젝트가 성공하자 LF는 지난 1월 두 번째 프로젝트를 시행해 같은 브랜드 자넷 로퍼를 제작하는 등 큰 성과를 올렸다.



LF 관계자는 “두 차례 진행한 마이슈즈룸 프로젝트에서 고객이 보여준 신뢰와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세 번째 상품도 기획하게 되었다”라며 “고객 수요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마이슈즈룸’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브랜드에서 소장 가치가 높은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F 신발 편집숍 라움에디션이 세 번째 ‘마이 슈즈룸’에서 제작할 질바이질스튜어트 ‘엘리 슬링백’ 구두. (사진=LF)
패션기업 세정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 ‘더훅(the hook)’을 연계했다. 소비자가 더훅에서 예약금으로 구매 희망 제품 가격의 10%를 결제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입어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 소비자가 직접 옷 색상이나 크기를 맞춰보고 원하는 제품을 고를 수도 있다.

또 더훅에서 온라인으로 옷을 주문하면 택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근거리에 있는 매장을 선택해 주문한 상품을 찾아갈 수 있다. 브랜드 구분 없이 전국 세정 브랜드 매장 1500여 곳에서 본인이 구매한 상품을 받아갈 수 있다. 이외에도 온라인 주문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수선할 부분이 있다면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가면 된다.

한섬(020000)도 온라인 쇼핑몰 ‘더한섬닷컴’을 이용한 O2O 서비스 ‘앳 홈(at HOME)’을 선보였다. 온라인 소비자라도 앳홈을 이용하면 원하는 옷을 구매하기 전 미리 집에서 입어볼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더한섬닷컴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 ‘옷걸이 모양’ 아이콘이 있는 상품에 한해 최대 3벌까지 선택할 수 있다. ‘앳 홈’ 담당 직원이 서비스 전용 차량으로 해당 상품을 배송한다. 고객은 이틀 안에 원하는 상품을 골라 결제하면 된다. 배송된 상품 중 결제하지 않은 상품은 담당 직원이 회수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의류 소비 채널로 다양한 브랜드가 한 곳에 모인 백화점을 선호했지만 요즘은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미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직접 옷을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는 O2O 서비스 ‘프라임 워드로브’를 출시했다. 앞으로도 온라인 소비자를 오프라인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O2O 서비스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정 온라인 쇼핑몰 ‘더훅’ 로고.(사진=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