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 문근영 "6년만에 연극…두렵지만 많이 배울 것"

by김미경 기자
2016.11.15 02:00:47

‘클로저’ 이후 6년여만에 연극 복귀
‘로미오와 줄리엣’서 타이틀롤 맡아
“발코니장면 가장 기대되고 고민해”
내달 9일 국립극장 달오름서 막올라

배우 문근영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발표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줄리엣을 연기해서 영광이기도 하고 사실 걱정도 되고 무섭기도 하다.” 배우 문근영(29)이 6년 만에 연극 무대에 돌아온다.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오는 12월 9일부터 2017년 1월 15일까지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올리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타이틀롤인 ‘줄리엣’ 역에 도전한다. 지난 2010년 ‘클로저’ 이후 두 번째 연극 출연이다. 당시 문근영은 관능적이면서도 순순한 매력을 지닌 ‘앨리스’를 맡아 성공적인 무대 신고식을 치른 바 있다.

문근영은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북파크에서 열린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발표회에서 “줄리엣은 ‘사랑과 연애’를 책으로만 배운 상태에서 로미오를 만난다”며 “로미오와 손을 잡고 입을 맞추는 과정에서 깊게 사랑에 빠졌을 것 같다”고 줄리엣 배역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문어체 문장이라 어렵다. 셰익스피어 언어의 맛을 얼마나 전달할 수 있을지에 중점을 두고 계속 고민 중이다.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줄리엣의 매력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6년 전 공연한 기억이 너무 좋게 남아있어 무대를 통해 다시 한 번 그런 기회를 갖고 싶었다. 자극이 되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시 한번 성장하고 싶어 이 작품을 택했다”면서 “많은 선배님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좋은 작품을 만들고 많이 배우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도 했다.

원작 중 가장 마음 아름다운 장면으로는 줄리엣이 로미오에 대한 속마음을 고백하는 발코니 신을 꼽았다. 문근영은 “줄리엣이 발코니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다가 로미오에게 들키키는 장면이 있는데 가장 아름다워 기대가 되고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들이 밤하늘에 사랑을 맹세하는 풋풋한 느김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고 싶다”고 웃었다.

영화 ‘동주’로 충무로 대세로 떠오른 배우 박정민은 로미오를 맡아 문근영과 호흡을 맞춘다. 문근영은 박정민이 연기하는 로미오에 대해 “구수함에 있는 것 같다”며 색다르다고 말했다. 박정민도 “디카프리오가 했던 로미오, 책에서 봤던 로미오 등을 보면 아주 연약하고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인물이더라. 나는 최대한 로미오를 땅으로 끌어내리려고 노력 중이다. 10대, 20대 초반 그런 바보같은 사랑을 해본 적이 있었다. 로미오를 현실적으로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연출을 맡은 양정웅은 “셰익스피어 살아 생전에도 흥행을 가장 많이 한 작품이다. 사랑의 희비극의 요소를 잘 살리려한다”며 “셰익스피어의 언어적인 면, 수사를 잘 살려셔 연극적인 면을 담아내려고 한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어 “로미오와 줄리엣은 첫눈에 반한 젊은이들이 겪는 비극적 사랑 이야기다. 원작에 최대한 가깝게 만들겠다”고도 했다. 그는 “원작의 등장인물 22명을 8명으로 압축했다”고 덧붙였다.

배우 문근영(왼쪽)과 박정민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발표회에 손을 잡고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