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우군이 없다…실적·수급·재료 `먹구름`
by김용갑 기자
2016.10.16 08:38:10
코스피 전망 밝지 않은 편
원화 약세로 외국인 수급 저조
3분기 국내기업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
ECB 통화정책회의 앞두고 경계심리↑
[이데일리 김용갑 기자] 지난주(10월10~14일) 코스피는 삼성전자(005930) `갤럭시노트7` 단종 결정과 옵션만기일 수급 파장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번주 코스피 시장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원화 약세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올 3분기 국내 기업의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0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시장에서 경계심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2053.80)대비 1.52% 하락한 2022.66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오전 “갤럭시노트7의 판매와 교환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데 이어 이날 오후 “생산중단을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가 전일대비 8.04% 하락해 시가총액 19조원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또 삼성전자 관련 부품업체뿐만 아니라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코스피가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지난 13일 옵션 만기일에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기관에서 5695억원의 매물을 쏟아내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면서 선물 베이시스가 개선됐다”며 “때문에 금융투자가 10~12일 현물을 대규모 순매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13일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면서 금융투자에서 현물을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옵션만기일이라서 매도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주 코스피 전망도 밝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최근 원화가 약세 흐름을 보이면서 외국인 수급이 부진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말 1090원까지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130원대 수준으로 상승했다. 환차익에 민감한 외국인은 원화가 약세 방향으로 움직이면 순매도하는 경향이 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로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돼 상승 종목 수가 감소할 것”이라며 “시장 분위기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13~14일)까지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3분기 국내 기업의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3분기 국내 기업의 예상 영업이익은 35조6000억원으로 1주일 전(38조2000억원) 대비 6.8% 하향 조정됐다. 이 중 삼성전자 영업이익 감소분이 하향 조정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이 존재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은 코스피 시장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는 20일 ECB 통화정책회의도 코스피 변동성을 높일 요인으로 꼽힌다. ECB는 지난해 3월부터 월간 600억유로, 올해 4월부터는 800억유로 규모의 국채와 회사채 매입을 시행하고 있다. 내년 3월 프로그램이 종료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CB가 양적완화 연장보다 테이퍼링을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의 우려가 높아졌다”면서도 “최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양적완화 연장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이런 우려가 감소한 상태”라고 했다. 이어 “ECB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코스피시장에서 경계 심리가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3분기 중국 경제지표는 이전 수준에 머무르거나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9일 중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9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를 발표한다. 블룸버그 전망치에 따르면 3분기 중국 GDP는 전년동기대비 6.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상반기 전체, 2분기 성장률과 동일한 수준이다. 9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등도 전월대비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경착륙 리스크 우려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