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어깨 관절의 퇴행성 손상, 회전근개 파열
by이순용 기자
2015.11.24 03:22:08
[이정동 남기세병원 과장] 최근 생활수준의 향상과 이로 인한 레저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어깨관절의 환자는 최근 십여년 사이에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어깨의 질병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큰 이유 중 하나로, 옷을 갈아입거나 머리를 빗는 동작 등 생활에 필수적인 활동들을 어렵게 한다.
어깨에 흔히 발생하는 질환들은 오십견, 석회성 건염, 충돌증후군, 회전근개 파열 등이 있으며, 이들 질병 모두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는 어깨 관절에서 발생하는 퇴행성 손상인 회전근개 파열을 알아보려고 한다.
어깨 관절의 퇴행성 손상 기전은 무릎이나 발목, 고관절과 같이 체중을 받는 관절과 양상이 전혀 다르다. 무릎이나 고관절, 발목은 체중이 실리기 때문에 뼈와 뼈 사이의 연골이 닳아서 손상이 발생하는 관절염 증상으로 퇴행성 변화가 관찰된다. 이에 반해, 어깨는 체중이 실리지 않기 때문에, 관절염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는 잘 없다. 어깨의 특징은 우리 몸에서 가장 움직임이 큰 관절로 상하좌우 모든 방향으로 회전운동을 하게 된다. 어깨가 회전을 할 때, 어깨관절을 몸에 연결시켜주는 힘줄(회전근개)의 손상이 서서히 발생한다. 이렇듯, 어깨가 회전운동을 할 때 관절을 연결시켜주는 회전근개의 손상이 진행하여 끊어진 경우를 회전근개 파열이라고 부른다.
회전근개 파열은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파열의 초기에는, 파열부에서 유발되는 염증 반응으로 인해 어깨 주변의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이러한 통증은 팔을 사용할 때나 밤에 누워있을 때 더욱 심해지는 특징을 보인다. 통증의 부위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어깨 바깥쪽이 아프다고 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이러한 증상들은 충돌증후군이나 오십견의 증상과 매우 유사하여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파열이 일정 이상 커지게 되면 팔을 들어올리는 힘이 떨어지고 팔의 기능이 저하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회전근개 파열이 심한 경우에는 X-ray 상 변화가 보일 수 있지만, 힘줄의 상태를 확인하려면 초음파나 MRI와 같은 정밀검사가 필수적이다. 일단 회전근개의 파열이 발생하면, 파열된 부위는 자연 치유가 거의 불가능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파열의 크기가 점점 커지는 것이 일반적인 양상이다. 이는 마치, 옷자락이 일부 튿어진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옷을 입을 때, 실밥이 하나씩 터져나가면서 튿어진 부위가 점차 커지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파열이 일정 이상 커지게 된 경우, 수술을 통한 봉합을 제외하고 힘줄을 원래대로 복원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통증은 주사치료, 물리치료 및 약물치료 등을 통하여 일시적으로 호전시킬 수 있지만, 다시 팔을 쓰게되면 통증은 악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술적 치료는 현재 대부분의 경우 관절내시경을 통하여 치료가 가능하며, 끊어진 힘줄을 다시 관절에 붙여주는 수술을 하게 된다. 수술 후 약 1달 후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3달 후부터 점차 수술한 팔에 힘이 생기게 된다. 환자의 상황과 질병의 정도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 사이에 적절한 선택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