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의 진화.. "지루했던 귀성길, 자동차 극장으로"

by오희나 기자
2015.02.14 01:31:52

스마트폰·태블릿·내비게이션 등 IT기기 활용
배터리 기술 진화로 용량 증가.. 車전자장비 활용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설 명절 고향을 찾는 김 씨는 요즘 귀성길이 한결 편해졌다. 네비게이션이 실시간 교통상황을 파악해 교통량이 적은 도로를 찾아 길을 안내해주면서 시간을 단축시켜줬기 때문이다. 김 씨의 자녀들도 스마트폰, 태블릿 등으로 차안에서 영화를 보거나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지루한 시간을 달랜다.

멀고 힘들었던 귀성길 풍경이 변화하고 있다. 서울-부산 간 소요시간이 최근 10년새 2시간이 단축됐고, 서울-광주는 3시간 줄어드는 등 귀성 이동 시간이 줄어든데다 스마트폰, 태플릿, 노트북, 네비게이션 등 다양한 IT 기기로 지루한 시간을 보낼수 있게 되면서다.

특히 배터리가 진화하면서 IT기기의 활용 시간이 길어지게 됐다.

불과 10년 전 귀성길만 해도 위성DMB 기능을 지원하는 휴대폰이 처음 출시되면서 DMB를 볼수 있었지만 배터리 시간이 짧아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실제로 당시 삼성전자의 SCH-B100 모델은 2.2인치 디스플레이와 MP3 플레이어 기능을 갖췄고 DMB도 볼수 있었다. 하지만 2시간만 시청해도 배터리가 방전됐기 때문에 IT기기 보다는 카오디오에 의존해 지루함을 달래야 했다.

하지만 IT기기의 진화와 발맞춰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더 오래 즐길수 있게 된 것. 실제로 지난 2010년 출시된 갤럭시S의 경우 배터리 용량이 1500mAh였지만, 이후 소형 배터리 기술 발전으로 매년 배터리 용량이 15%이상 증가했고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5는 2800mAh까지 늘어났다.

납축 배터리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추가 장착한 LVS. 삼성SDI 제공
최근에는 자동차 배터리를 교체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귀성길 풍경이 또한번 바뀌고 있다.



네비게이션, 블랙박스를 비롯해 각종 차량 옵션 장비와 스마트기기 충전까지 자동차 시거잭을 확장해야 할 정도로 전자장비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 장치들 역시 배터리의 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전기차가 아닌 일반 자동차에서도 배터리 활용이 중요한 이슈가 돼가고 있는 것.

이러한 추세로 삼성SDI(006400)는 1월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일반 자동차의 배터리 성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LVS를 선보인 바 있다. ‘LVS(Low Voltage System)’란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용해 일반 자동차에서도 납축 배터리를 대체하거나 납축 배터리에 추가 장착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저전압 배터리 시스템이다.

LVS는 내연기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저비용으로 연비와 전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VS 장착을 통해 적게는 3%에서 많게는 12%까지 연비를 높일 수 있어 완성차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IHS에 따르면 LVS의 연비 제고 효과는 CO2 감축을 위한 환경규제의 대응책으로 주목 받으며 유럽과 미주에서 수요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는 시장이 열리는 단계지만 2020년엔 254만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SDI관계자는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다가오면서 ESS를 등에 업은 이동식 전기 충전차를 곳곳에서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차 보급이 비교적 빠른 미국에서는 이미 운영되고 있다. 한국도 미래 귀성길에는 움직이는 전기차 충전소가 등장하는등 고속도로 풍경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자동차 협회 ‘AAA’가 운영 중인 이동식 전기차 충전 서비스. 삼성SDI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