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의 역습]③'고공비행' 날개 어디에

by정태선 기자
2013.04.06 09:02:00

정비공장·전용터미널·자유로운 노선개설 등
아시아시장 잠재력..글로벌 경쟁 본격화
국내시장도 속속 진출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서 저비용 항공사(Low Cost Carrier, 이하 LCC)가 설립한지 8여년이 지났지만 국내 LCC경쟁력은 아직까지 변방수준이다.

5일 업계 따르면, 국내에서 LCC 운송비율은 작년 44% 가량. 절반을 넘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기점으로 하는 국제선에서 LCC비중은 8.3%정도에 머물고 있다. 이는 전세계 평균 26%보다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다. 안전성과 실용성을 바탕으로 LCC가 국내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해외로 시장을 넓히기 위해서는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들은 정비공장이 없어 해외 원정 정비를 해야 하는 실정이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현재 5개의 국내 LCC(저비용 항공사) 중 국내 정비가 가능한 곳은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 뿐이다. 나머지 3개 항공사(제주항공, 이스타 항공, 티웨이항공)는 국내에 정비시설이 없어 싱가포르나 중국 등지에서 정비를 받아야 하는 형편이다, 비행기 한 대당 연간 정비비용이 6억~7억원에 달해 이들 저가항공사들을 위한 정비시설 확충이 절실하다.



정부가 청주공항에 항공정비단지를 만들 계획이지만 이 마저도 민자 유치사업으로 사업시작 시기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한국공항공사가 김포공항에 예정인 자가용비행기 정비공장 FBO(Fixed-Base operator)시설을 일부 확장해 국내 LCC도 활용할 수 있는 정비공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용터미널 건립도 시급한 문제로 꼽히고 있다. 면세점이나 편의시설 등을 간소화하고, 이착륙 거리나 지상조업비 등을 줄일 수 있는 전용터미널을 확보하면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에게 가격할인 등의 다양한 혜택을 줄 수 있다. 일본은 발 빠르게 자국 LCC 출범 이전부터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나리타공항과 간사이공항에 LCC 전용터미널 건설계획을 발표했고, 이미 작년 10월 간사이공항에 전용터미널을 완공해 국제선 승객의 시설사용료 지불액을 기존보다 40%가량 저렴한 1500엔(약 2만2000원)으로 낮췄다. 이외 동남아시아권의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정부가 LCC전용터미널 건립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카운터와 사무실 임대료를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이밖에 LCC가 보다 자유롭게 노선 개설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유럽 기반의 LCC 라이언에어와 이지젯가 국제선 수송실적에서 전세계 대형항공사를 앞지를 수 있었던 이유도 자유로운 노선 개설이 한요인이라는 것.

국내시장은 작년 5월 첫 취항한 일본 피치항공을 시작으로, 에어아시아 재팬, 젯스타 재팬, 에어필 익스프레스, 중국 춘추항공 등 동아시아권 LCC가 속속 진입을 노리고 있다. LCC시장은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 경쟁체제로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비한 각 항공사별 가격·서비스 경쟁력 등 확보와 함께 정부 차원 섬세한 육성 지원책 절실한 시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국가에서 LCC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것은 아시아시장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라며 “LCC의 장점인 낮은 운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옥석을 가려 시장 선도할 수 있는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LCC를 육성하고 기회를 보장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