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임명규 기자
2012.12.04 07:36:58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지난 주말 신용평가사들은 국내 기업들의 회사채 등급을 대거 조정했다.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웅진에너지(103130)와 금호종금(010050)의 신용등급을 내렸고, 대한항공(003490)에 부여했던 ‘긍정적’ 전망을 ‘안정적’으로 돌려놨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S-Oil(010950)에 대해 합작 파트너인 한국실리콘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웅진에너지와 금호종금은 최근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진 가운데, 모회사와 지배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까지 닮았다. 대한항공도 대규모 투자 부담으로 인해 부채비율이 817%에 달하는 등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으며,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는 평이었다.
등급이 떨어진 배경은 각각 달랐지만, 주식 시장은 신용평가사의 시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공교롭게도 이들 기업들의 주가는 3일 모두 하락했다. 웅진에너지는 전 거래일보다 3.07% 내렸고, 금호종금과 대한항공은 각각 2.67%, 2.00% 떨어졌다. 등급과 주가 흐름이 같은 방향을 보인 것이다.
내년 국내 기업들의 등급 하향 추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과 해운, 조선, 철강 등 많은 업종은 단기간에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상당수 기업들의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이 약해졌고, 차입금은 계속 늘어나는 등 재무구조는 위험 수위에 도달하고 있다.
반면 올해 등급이 많이 올랐던 자동차와 부품, 정보기술(IT) 업종 기업들은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는 가운데 내년에도 전망이 밝다. 동부증권은 현대차(005380)와 넥센타이어(002350), LG디스플레이(034220)를 유망업종 내에서도 가장 투자 매력이 높은 종목으로 꼽았다. 업종별 흐름을 읽으면서 각 기업들의 신용등급 변동 과정을 살펴보면 유용한 투자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