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새보다 못할까`..새vs인간 투자대회 화제

by유환구 기자
2009.07.05 10:20:00

`장기투자` 종목새 vs 투자자 10명 수익률 게임
종목새 3위 올라..장기투자 유용성 입증할까

[이데일리 유환구기자] 흔히 쓰는 속된 말로 `새대가리`라는 표현이 있다. 함부로 발설했다간 봉변을 당할 수 있는 위험한 말이다. `멍청하다`는 뜻이여서다.

조두(鳥頭) 라고 에둘러 표현해도 사정은 별반 다를 것 없다. 새는 그만큼 우둔함의 상징이다.

그런데 새와 인간이 당당히 두뇌싸움을 펼치는 대결이 벌어져 화제다. 그것도 자본주의 사회의 첨단을 달리는 증권가에서다. 한마리의 새와 열명의 투자자가 40일 동안 주식 수익률을 겨루는 투자대회가 그것이다.



증권포털사이트 팍스넷은 지난달 2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종목새`와 개인투자자 10명이 참가하는 모의 투식투자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주까지의 성적은 박빙이다. 대회 시작후 7거래일째인 지난 3일 종목새의 수익률은 3.23%로 10명 투자자의 평균치 3.4% 에 조금 밀리고 있다.

하지만 전체 참가자 가운데 순위는 3위로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전체 1위를 기록중인 필명 `대견스런`이 수익률 37.49% 로 앞서가며 `인간` 평균 성적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종목새로 이름붙인 이 새는 평범한 새는 아니다. 성별은 여자이며 인간 나이로는 10살이다. 파푸아뉴기니아의 큰 섬 출신이며 현재 충남 아산시 세계꽃식물원에 살고 있다. 이름은 `딸기`



중요한 사실은 새 가운데 가장 똑똑하다는 앵무새라는 점. 앵무새는 보통 4~5세의 사람 지능을 갖고 있고 아이큐가 80이상인 것도 있다고 알려졌다.

종목새가 인간과 똑같은 조건으로 겨루진 않는다. 앵무새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30종목에 한정되며 매매횟수는 6회로 제한된다. 매수 후 팔지 않는 것도 원칙이다.

현재 종목새는 삼성전자(005930) 3주와 메가스터디(072870) 2주, 성광벤드(014620) 1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각각 2~3% 누적수익률을 기록중이다.

그렇다면 앵무새는 어떤 식으로 투자 종목을 선택할까. 앵무새가 미끄럼틀에서 내려와 주가 종목이 적힌 공을 부리로 골라 잡아 농구 골대에 골인시키면 이 종목을 보유하게 되는 방식이다.



이같은 제약 조건을 둔 이유는 대회의 취지 때문이다. 이 대회는 단순한 흥미를 위해 기획된 것은 아니다.

거창하게 말하면 `효율적 시장 가설 이론` 과 `랜덤워크 가설`을 실제 게임으로 검증하기 위한 것. 한마디로 장기투자의 유용성을 알리기 위함이다.

팍스넷은 "우량주에 투자해서 장기 보유하는 앵무새 투자법과 개인 투자자들의 비교를 통해 잘못된 투자습관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남은 기간은 30여일. 10명의 투자자는 종목새를 이길 수 있을까. 투자자들도 재미삼아 이 게임에 동참해보는 것도 좋겠다. 결과가 나빠도 `조두`라고 자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