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근모 기자
2003.09.22 08:29:58
[edaily 안근모기자] 이달 들어, 특히 지난주 들어 국제 시장에 큰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유가하락+달러약세(원화강세)」현상이 몇 달간의 휴지기를 마치고 다시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속 불가능한 미국의 쌍둥이 적자에서 비롯된 이 `큰 그림`이 다시 그려진다는 것은 역류 조짐을 보였던 세계 경제권역간 부(富)의 흐름이 다시 미국의 의도대로 `정상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석유소비 공업국(미국 ⇒ 아시아 수출국) ⇒ 산유국` 형태의 그동안의 소득 이전 흐름이 `산유국 ⇒ 석유소비 공업국(아시아 수출국 ⇒ 미국)`으로 전도(顚倒)된다는 뜻이다.
이같은 미국의 바람은 지난 7월16일자 `증시조망대`에 인용했듯이 국제결제은행(BIS) 연차보고서에 그대로 담겨 있다. ("미국과 같은 나라의 통화 및 재정확장 정책은 국제수지 적자와 금융자산의 버블을 심화시킬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세계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제수지가 견실한 나라들이 내수를 부양하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수출지향 전략을 중단하고, 통화가치 절상을 용인해야 한다.")
「유가하락+달러약세(원화강세)」는 BIS의 지적대로 지난 2분기에 드러났던 우리 경제의 심각한 불균형(최종수요에 대한 내수기여율 -7.7%, 수출기여율 107.7%)을 완화시킬 것이다. 즉, 수출이 둔화되긴 하겠지만, 물가하락에 힘입은 소득증가로 소비와 투자는 증가하게 된다. 한국은행이 작성한 `2000년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각각 10%씩의 환율 및 국제유가 변동은 물가를 각각 2.47% 및 0.43% 변동시킨다.
한국증시를 주도해 온 수출주들은 변화된 유가 및 환율 전망을 토대로 한 종목별 재평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 원가(원자재 및 중간재) 하락과 내수확대 효과가 수출둔화를 능가할 종목과 그렇지 못할 종목은 다시 큰 그림이 그려지는 시장에서 대우를 달리 받을 수 밖에 없다.
다만, 주가에서 드러나고 있는 우리나라 펀더멘털의 상대적 부진이 원화가치를 얼마만큼 붙들어 맬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8월이후 주요국 주가지수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