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허지은 기자
2025.01.16 06:20:00
[업종별 M&A 기상도]②
뷰티 M&A 지난해 15건…사상 최대 호황
조단위 빅딜은 환경·인프라 기업이 싹쓸이
홈플익스프레스·11번가 등 장기매물은 외면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K뷰티, 환경, 인프라, 바이오, 헬스케어’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목하는 업종이다. 이 중에서도 K뷰티에 대한 관심은 독보적이다. 지난해 화장품과 미용의료기기 기업 M&A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이같은 기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높다. 특히 몸값을 높인 대어급 뷰티 기업들 거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환경·인프라, 바이오·헬스케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활발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반대 업종도 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 11번가 등 유통(이커머스) 기업들은 오랜 기간 새 주인을 찾고 있지만 뚜렷한 원매자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사 M&A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기업가치가 급감한 플랫폼 기업들 역시 신규 투자 유치와 경영권 매각 모두 난항을 겪으며 혹한기를 극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첫 K뷰티 M&A의 포문은 ‘마녀공장’이 개시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 3일 마녀공장 운영사 엘앤피코스메틱이 보유한 지분 51.87%를 1900억원에 인수했다. 마녀공장의 지분가치는 약 3700억원으로 평가됐다. 인수일 시가총액(2508억원) 대비 48%가 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적용됐다. 마녀공장은 2012년 설립된 화장품 제조사로 스킨케어 브랜드 ‘ma:nyo’를 필두로 ‘아워 비건’ ‘바닐라 부티크’ ‘노머시’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이뤄진 화장품 M&A는 총 15건이다. 최근 10년 새 가장 많은 규모다. SNS에서 입소문을 탄 인디 브랜드에서 다수의 중대형 브랜드를 거느린 화장품 운영사까지 폭넓은 경영권 거래가 이어졌다.
국내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지(Dr.G)’는 지난달 프랑스 1위 화장품 기업 로레알 품에 안겼다. 닥터지 운영사인 고운세상코스메틱은 2003년 피부과 전문의 안건영 박사가 설립한 더마코스메틱 기업이다. 국내 대기업 중에선 △신세계인터내셔날(어뮤즈) △LG생활건강(더크렘샵·힌스) △아모레퍼시픽(타타하퍼·코스알엑스) 등이 중소형 브랜드 인수를 단행했다.
구다이글로벌의 크레이버 인수(2400억원) 및 티르티르 인수(1500억원), 모건스탠리PE의 스킨이데아 인수(1000억원) 등도 눈에 띄었다.
올해 기대되는 M&A로는 서린컴퍼니가 꼽힌다. 작년 말 CVC캐피털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인수가로는 8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피부미용 기기 슈링크로 유명한 클래시스도 잠재 매물로 거론된다. 클래시스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보유한 지분 60.84%를 매각하기 위해 원매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인캐피탈은 지난 2022년 1월 해당 지분을 6700억원에 인수했는데, 현재 지분가치가 1조9000억원까지 상승해 3배 이상의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기대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