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논설 위원
2024.08.09 05:00:00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KIET)이 고령화 시대에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고령친화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제언을 내놓았다. 고령친화산업에 ‘에이지 테크’(노인친화형 첨단 기술)를 결합해 집중 육성하면 미래 경제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돌봄 인력 부족과 의료비 증가를 대폭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그제 이런 내용이 담긴 ‘고령친화산업 현황과 정책 방향에 대한 고찰’ 보고서를 발간했다.
고령친화산업은 노인층과 노후를 대비하는 중장년층을 주요 수요자로 하는 산업을 말한다. 요양, 주거, 의료, 관광, 금융, 자산관리와 은퇴농장에 이르기 까지 노인층을 타깃으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한국은 고령화의 급속한 진행으로 이들 산업의 시장 규모가 급팽창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2000년 고령화 사회에 들어선 이후 25년 만인 내년에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고령친화산업의 시장 규모가 급팽창하고 있음에도 이를 경제성장 동력으로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퇴자협회(AARP)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50대 이상 인구 비율은 향후 10년간(2020~2030년) 9%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독일(1.3%포인트)의 7배, 영국(2%포인트)의 4.5배나 된다. 같은 기간 50세 이상 인구의 소비지출 비중 증가폭도 한국이 8.6%포인트로 독일(1.4%포인트)의 6배, 영국(1%포인트)의 8.6배에 달한다. 그러나 이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파급 효과 증가폭은 한국(2%포인트)과 독일(1.4%포인트), 영국(1,6%포인트)이 별 차이가 없다. 한국이 고령친화산업을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세계 주요국은 고령친화산업을 ‘에이지 테크’(Age Tech) 중심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정부 차원의 전략과 지원이 부족하다. 그마저도 수년간 지속해온 고령친화산업 육성 예산을 올해는 전액 삭감했다. 윤석열 정부의 안목 부재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고령친화산업 육성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