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심 위축에 거래대금 ‘뚝’…코스피서 빠진 자금 어디로?
by이용성 기자
2023.09.01 06:00:00
8월 거래대금 양극화…코스피↓·코스닥↑
대형주→중소형주…테마따라 수급 이동
"9월 주요 경제지표 이후 투심 달라질 것"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코스피에서 거래대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국내외 경제 지표가 연이어 부진하자 대형주에 대한 투심이 위축하면서다. 3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코스피 대형주에서 코스닥 중소형주로 넘어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9월 발표되는 주요국들의 경제 지표가 긍정적일 경우 테마 종목에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완화하며 코스피와 코스닥의 거래대금 양극화 현상도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95포인트(0.19%) 하락한 2556.27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9포인트(0.50%) 오른 928.40에 장을 마쳤다.
특히 코스피는 미국 등 주요국들의 물가지표 관망심리가 확산하면서 거래대금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코스닥의 거래대금은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 평균 거래대금은 8월 1주차(1일~4일) 14조4366억원에서 주차(7~11일)에는 11조3037억원, 3주차(14~18일) 10조8813억원으로 감소를 지속하고 있다. 4주차(21일~25일)에는 8조9550억원으로 급감했고, 지난 28일부터 이날까지 거래대금은 8조783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같은 대외 환경에서 코스닥의 거래대금은 11조~12조원을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의 이달 1~2주차 거래대금 평균은 각각 12조6616억원, 12조2249억원으로 집계됐고 3~4주차에도 각각 11조3290억원, 11조6839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지난 28일부터 이날까지는 다시 상승해 평균 거래대금 12조4389억원을 기록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전날에 이어 오늘 시장도 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특별한 이슈 없이 낮은 변동성과 적은 거래량 속에서 종목별로 차별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코스피는 하락한 반면, 코스닥은 포스코DX(022100) 등 급등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그간 코스피 대형주 위주의 매매에서 코스닥의 중소형주 위주로 수급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의 대부분은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의 흐름에서 나타나는데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매도의 패턴 자체가 현재는 코스피 대형주보다는 코스닥의 중소형주에 쏠려 있다”고 설명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대형주에 모멘텀이 없어서 현재 대기 심리가 강한 상황이고, 코스닥의 중소형주에서 테마를 형성하며 수급이 많이 붙고 있는 모습”이라며 “특히 매크로 환경과 무관한 테마주, 성장주 위주로 수급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날 코스닥에서 오전에는 바이오, 대마 관련주들이 테마를 형성해 강세를 보였다. 오후에는 인공지능(AI), 로봇테마주에 수급이 쏠리며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뉴로메카(348340)가 각각 29.93%, 18.89% 오르는 등 강세를 나타냈다. 앞서 코스닥에서는 이달 초전도체에 이어 맥신, 양자컴퓨터, 일본 오염수 등 테마성 움직임이 수차례 나타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주요국들의 경제 지표가 나올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달 1일(현지시간)에는 미국의 8월 고용보고서 발표가 예정돼 있고, 연이어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가 있을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중국의 부동산 기업 디폴트와 같은 매크로 환경에 대한 고민거리들이 남아 있으니 테마주 혹은 일부 핵심 성장주들 중심으로 편식구도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점진적으로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 지수의 방향성이 제자리를 찾아간다면 최근 보이는 중소형주로 투심 이동과 같은 증시 흐름이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