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D램 세대교체 본격화"…DDR5·HBM에 힘주는 삼성·SK

by최영지 기자
2023.08.15 09:21:33

옴디아, 연간 D램 응용처별 전망 발표
"DDR4 감소세…4Q에 DDR5가 따라잡는다"
생성형 AI 수요 급증 힘입어 고부가 제품 공급 늘려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메모리반도체로의 세대교체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DDR5 공급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업체들의 실적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업계 최고 기술 수준인 12나노급 공정으로 16Gb DDR5 D램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12나노급 16Gb DDR5 D램. (사진=삼성전자)
15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시장(출하량 기준)에서 DDR4 비중이 감소하는 반면 DDR5 비중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 DDR4는 전체 시장에서 22%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올해 2분기(20%)와 3분기(17%), 4분기(12%)에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오는 2024년 4분기에는 5%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DDR5는 올해 1분기 11%에서 2분기(12%)와 3분기(16%), 4분기(20%)에 점차 증가세를 보였다. 내년 4분기에는 전체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AI 내 탑재로 각광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그래픽 D램 역시 채용량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 4분기 점유율이 1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첫 두자릿수 점유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2, 3분기에 DDR5와 HBM 등 D램 세대 교체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걸 알 수 있는 자료”라며 “메모리 불황으로 주요 공급업체들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줄었으나 응용처 가운데서도 데이터 처리 등 비중이 견조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고성능 제품으로 실적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고부가 D램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DDR5, LPDDR5X, HBM 등의 첨단 D램 제품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업계 최소 선폭인 12나노(㎚)급 공정으로 16기가비트 DDR5 D램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12나노급 공정은 5세대 10나노급(1b)을 의미한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중 10나노급 5세대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HBM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가 한발 앞선다는 평가도 받는다. SK하이닉스는 HBM 4세대 제품인 HBM3를 2021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 세계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1위로 50% 상당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14일 SK하이닉스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자사 HBM 제품을 포함한 그래픽 D램 매출은 그동안 당사 D램 매출의 10% 미만 수준에 불과했지만 2분기에는 전체 D램 매출의 2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회사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을 내년 투자 우선순위에 두고 물량을 2배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생성형 AI 수요가 급증하며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쓰이고 있는 HBM 사업에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중 5세대 HBM3P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내년 생산능력을 올해보다 2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